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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43
스티브 잡스가 만든 사과폰 1세대는 혁신의 아이콘이 되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후속 모델 출시를 거듭하며 14세대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이들에게 사과폰이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그가 최초 1세대 폰에 쏟은 열정과 노력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지금의 사과폰처럼 색소폰 마우스피스 회사로 우뚝 선 테오 와니 (Theo Wanne)가 있을 수 있는 것은 그가 첫 번째로 만든 마우스피스인 암마 (AMMA) 모델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제 테오의 첫 작품이 어떤 이유로 연주자에게 사랑받은 것인지 알아보자. 글| 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우리나라에선 “디오 웨인”으로 더 많이 알려진 마우스피스 제작자 “테오 와니”는 이미 2019년 4월호에 테너 마우스피스 칼리 (Kali) 모델을 소개하며 언급한 적 있다. 오늘 소개하는 암마 (AMMA)라는 마우스피스는 테오 와니 (Theo Wanne)에게 의미 있는 모델이다. 유명한 연주자의 마우스피스를 다시 정교하게 다듬는 리페이싱 (Refacing)으로 유명하던 테오가 2004년 처음 직접 손으로 30개 정도 만든 마우스피스가 [암마]의 시작이었다. 이후 2005년 투자를 받아 2007년 테오는 그의 형 톰 와니 (Tom Wanne)와 함께 주식회사 Wanne, Inc. 등록과 함께 트루 라지 챔버 (True Large Chamber)를 포함한 5개의 특허를 출원했고 이때 테오 와니의 이름을 걸고 첫 판매를 시작한 마우스피스가 바로 [암마] 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밀하지 못한 기계 작업으로 인해 직접 손으로 베플을 비롯한 여러 곳을 테오가 직접 깎아 마무리하는 생산방법이었으나 2009년부터 CAD 기술이 발전하여 더는 핸드 피니시 (Hand Finished)가 필요 없어져 오로지 CNC로 만들어졌다. 마우스피스는 금도금, 황동 및 빈티지 세 가지 마감을 선택할 수 있고 이후 2012년까지 제작되다가 후속 모델에게 자리를 내주며 단종되었다. [암마]의 외관은 테오 와니의 마우스피스답게 아름다움을 넘어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보인다. 제일 먼저 보이는 바디의 정 중앙에 테오 와니의 이니셜 W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 - 사진1 그 아래 생크에 있는 링 위쪽으로 테오 와니 본인의 이름인 [Theo Wanne]를 새겨 놓았다. - 사진 2 링 아래쪽에는 마우스피스의 모델명인 [AMMA] 가 있고 그 위 박스안에 마우스피스의 오프닝인 9호와 테오가 만든 마우스피스 고유 번호가 새겨있다. - 사진 3 사이드 레일 (Side rail)과 팁 레일 (Tip rail)은 상당히 얇고 고르게 만들어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 사진 4 윗니가 닿는 바이트 플레이트 (Bite Plate)에는 테오 와니의 모든 마우스피스에 있는 로고가 음각되어 있어 누가 봐도 브랜드를 알 수 있고 마우스피스의 시각적인 고급스러움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 사진 5 이제 마우스피스 성격을 보여주는 베플을 살펴보면 팁에서부터 짧고 매끄럽게 떨어지는 롤 오버 베플 (Rolled Over Baffle)로 재즈를 기반에 둔 전통적인 테너 색소폰 마우스피스 베플의 형상이다. - 사진 6 마우스피스의 안쪽을 보면 테오 와니의 특허인 동시에 독창적인 음색을 만들어 주는 요소 중 하나인 트루 라지 챔버 (True large chamber)가 엄첨 넓고 심지어 사이드 레일의 안쪽까지 확장해 넓혀놓은 것을 볼 수 있다. - 사진 7 테오가 만든 마우스피스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리버티 리가처 (Liberty ligature)라고 부르는 일체형 리가처로 바디 양 옆 하단에 홀을 뚫고 거기에 리가처를 연결하여 밸브를 돌려서 리드를 고정하는 방식이다. 리버티 리가처는 막상 써보면 마우스피스의 울림에 큰 저항을 만들지 않고 간단히 리드를 체결하여 편리함과 동시에 기능적인 우수함을 지녔다. 거기에 누가 보아도 알 수 있는 테오 와니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큰 부분을 담당한다. - 사진 8 [암마] 마우스피스에 리드를 결합하고 소리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편안해졌다. 역시 테오가 만든 모든 마우스피스의 편안한 컨트롤 능력은 첫 번째 작품인 바로 [암마]에서부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불어본 중음역은 중심이 단단해 연주를 시작하면 거침없이 뻗어나간다. [암마]와 비슷한 베플의 형상을 가진 마우스피스나 심지어 더 높은 미디움 이상의 베플을 가진 마우스피스와 다양하게 비교해보면 실제로 [암마]의 볼륨이 더 크고 아울러 소리 직진 효과가 더 강할 때도 있다. 그만큼 볼륨에 여유 있고 깔끔한 전달력을 가졌기에 많은 음악 장르에서 활용도가 넓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전통 테너 마우스피스에서 늘 비교가 되는 오토링크와 비교해보면 더 오픈된 (Open) 사운드에 살짝 밝은 음색을 보이지만 볼륨을 높이면 더 넓게 오픈되어 밝은 음색이 크게 강조되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 다시 볼륨을 조금 낮추면 힘이 있고 단단하던 중심의 밀도가 살짝 옅어지며 편안하고 다른 악기의 소리에 함께 녹아드는 아름다운 음색이 된다. 마치 [암마] 마우스피스는 넓은 초원을 빠르고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검은 흑마의 강한 모습과 아울러 달리기를 마치고 한가히 풀을 뜯는 여유로운 두 가지 모습을 동시에 떠오르게 한다. 아무래도 소프라노나 알토 색소폰보다 상대적으로 테너 색소폰의 음역이 낮기에 같은 고음에서 느낌을 전달하는 표현력도 조금은 약해진다. 여기에 볼륨까지 만족스럽지 못하면 고음에서 답답함이 느껴지고 그 순간, 집중력이 분산되어 연주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긴다. 그러나 [암마]의 볼륨은 고음에서도 호흡을 밀어 넣으면 소리는 막힘없이 시원하게 쭉 뻗어나가 답답함을 느끼기 어렵다. 비슷한 마우스피스로 같은 라인의 솔로를 비교 연주해보면 확실히 [암마]의 솔로 라인이 관객에게 좀 더 또렷하게 전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치 같은 영화를 작은 사이즈의 TV로 시청하다가 55인치 이상 대형화면 TV로 보면 모든 것이 크고 선명하게 보여 감동이 더 커지는 효과와 비슷하다. 물론 소리의 직진성만을 이야기한다면 베플이 높은 하이 베플 마우스피스와 비교해 살짝 떨어지지만, 음의 선명도가 좋아 직진성에 대해 아쉬움은 적다. 그리고 볼륨이 크다고 하여 딱딱하거나 유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오해는 금물이다. 고음에서 유연성이 높아 연주자의 의도대로 부드럽고 매끄럽게 노래할 수 있다. 고음뿐만 아니고 더 높은 알티시모 (Altissimo)의 영역도 볼륨이 함몰되는 음 없이 편하게 올라가 알토 색소폰의 높은 고음 영역까지 쉽게 연주되어 만족감을 높인다. 이제 [암마]의 저음을 보면 중음역과 마찬가지로 꽉 채워진 음색과 확실한 무게감이 실린 음색이 전달된다. 거기에 볼륨을 키우면 쉽게 주변을 압도하는 우렁찬 소리가 터져 나오고 동시에 동굴과 같이 어둡고 깊은 테너의 소리가 퍼져 나간다. 이미 중, 고음에서 검증된 편안한 조종성은 저음까지 이어져 더 자유로운 표현을 가능하게 만든다. 여기서 힘을 빼고 서브톤 (Sub Tone)을 만들어 보니 꽉 채워진 무게감이 순간 가벼워지며 풍성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안겨준다. 서브톤의 부드러움도 약한 효과부터 극한의 효과까지 여러 단계로 만들어 지는데 [암마]는 마치 빌딩의 지하 주차장을 내려갈 때 B1, 2층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지나쳐 지하 3층으로 바로 내려간 것처럼 순간 더 깊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색소폰 연주에서 소리 마지막 부분에 약간의 호흡을 남겨주면 잔향이 남아 듣는 이들에게 편안한 여운을 만들어 주는 기술이 있다. 이런 효과는 마우스피스에 따라 잔향이 짧게 남거나 불안정하게 뚝 끊기기도 하는데 [암마]는 큰 불편함 없이 호흡에 따라 쉽게 잔향을 남겨주는 여유마저 있다. 이미 테오 와니의 마우스피스를 접해본 구독자분들은 예상한 대로 이번 달의 주인공인 [암마]의 오프닝 호수는 9호지만 실제 체감은 8* 정도의 느낌으로 전해진다. 많은 데이터로 완성한 테오만의 페이싱 커브 (Facing Curve)가 주는 편안함의 결과이다. 그리고 옵션이긴 하지만 리드를 잡는 플레이트 (Plate) 역시 빈티지 (Vinted ), 티타늄 (Titanium), 스테인리스 (Stainless Steel), 구리 (Copper) 재질의 4가지가 있으니 본인의 성향에 맞게 골라 사용하면 약간의 도움이 된다. 빈티지는 따뜻하고 어두운 음색, 티타늄과 스테인레스 스틸은 강하고 밝은 음색 그리고 구리 압력판은 기본적인 셋팅으로 어두운 음색을 제공한다. 그러나 플레이트 교체만으로 음색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는 분은 없으리라 믿는다. 단지 마우스피스 음색에서 본인이 원하는 방향성을 강조하거나 살짝 아쉬운 부분을 채워주는 정도로만 이해하면 맞다. 마지막으로 동봉되어있는 두 개의 드라이버는 리버티 리가처의 위치 변화와 플레이트를 교체할 때 사용하는 전용 공구이고 리드 리플레이서 캡 (Reed Replacer Cap)은 리드를 보호하는 목적이 아닌 사용하지 않을 때 끼워 마우스피스의 팁을 보호하는 캡으로 활용도가 높다. - 사진 9 수많은 테너 빈티지 마우스피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테오가 만든 첫 번째 마우스피스 [암마]. 분명 재즈를 기반으로 만들었지만, 이상하리만큼 모든 스타일 (Style)의 음악에 잘 녹아드는 마법을 가졌다. 이 마우스피스는 매우 빠른 반응과 쉬운 컨트롤을 자랑하고 중간 정도의 밝은 음색을 가지고 있지만 테오의 "True Large Chamber"라 불리는 큰 사이즈의 챔버와 합쳐지며 연주자의 성향에 따라 따뜻하고 풍부하며 때론 꽉 찬 음색과 강력한 힘을 가진 새로운 차원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다. 아쉽게도 이 멋진 작품이 이미 단종되어 이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워졌지만 [암마] 마우스피스 이후에 만들어진 다양한 테너 색소폰의 음색에 새로운 길라잡이 역할을 했음에 박수를 보낸다. <알립니다> 본지 9월호 책자에 실린 해당 코너의 메인 사진이 다음과 같이 잘못 편집되어 독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온라인 페이지의 첫 번째 사진이 이 기사의 본래 메인 사진이며, 책자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본지의 착오로 지난호 사진이 잘못 실렸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혼란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사진 A는 지난 8월호의 메인 사진으로, 이번 9월호 책자에 잘못 편집되었습니다. 이에 사진 B로 정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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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42
어느 여름날, 뜨겁지 않은 오후 햇살과 잔잔한 바닷바람에 이끌려 해변을 따라 행복한 산책을 즐겼던 적이 있었다. 늦은 저녁 무렵이 되니 해변 산책의 후유증으로 목뒤가 따갑고 팔과 다리는 불그스름하게 변해 있는 것이 아닌가. 강하지 않다고 생각한 햇볕에 피부는 그을려 ‘썬 번(sunburn)’이 일어날 만큼 그날의 태양은 나의 예상보다 강렬했고 뜨거웠다. 오늘 소개하는 나디르 DG 비밥 앨토 마우스피스도 처음부터 엄청난 불을 뿜어내지 않지만 연주하는 내내 충분한 열기로 공연장을 뜨겁게 달구며 관객의 귀를 사로잡기 충분한 멋진 친구이다. 글| 색소포니스트 구민상 sax019@hanmail.net 데이브 과데라(Dave Guardala)가 만든 마우스피스는 테너 색소폰의 전설인 마이클 브렉커(Michael Brecker)부터 빌 에반스(Bill Evans), 톰 스콧(Tom Scott), 브렌포드 마샬리스(Branford Marsalis)까지 수많은 연주인이 애용하며 유명한 브랜드가 되었고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데이브 과데라는 두 회사로 나뉘는데 하나는 데이브 과데라 사망 이후 미국에서 생산하는 데이브 과데라 모델과 두 번째 과데라로부터 데이터와 판권을 받은 독일의 나디르 이브라히모글루(Nadir Ibrahimoglu)가 만든 또 다른 데이브 과데라(이하 DG로 약칭) 모델이다. 미국에서 만드는 DG 마우스피스는 정확한 수치를 넣어 CNC로 제작하는 레이저 컷팅 방식이고 독일에서 만드는 DG 마우스피스는 CNC 제작 후, 직접 손으로 마무리 작업을 하는 핸드 피니시드(Hand Finished) 모델과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깎아 만드는 핸드메이드(Handmade) 두 개의 모델로 나누어 제작하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비밥 앨토 트레디셔널 Bebop Alto Traditional – 이하 비밥 앨토로 약칭] 마우스피스는 데이브 과데라가 만들었던 트레디셔널 비밥(Traditional Bebop) 모델을 독일의 나디르가 손으로 직접 깎아 부활시킨 핸드메이드 마우스피스이다. 한쪽 면에 마우스피스 정보가 있는 자주색 종이상자를 열면 그 안에 두툼한 가죽 파우치가 있고 마우스피스와 리가처 그리고 플라스틱 마우스피스 캡이 있다. - 사진 1 마우스피스 바디(Body)의 위쪽에 모델명인 ‘Bebop/Trad’이 새겨있고 그 아래 생크에는 핸드메이드를 보여주듯 이 마우스피스의 일련번호가 함께 각인되어 있다. - 사진 2마우스피스 생크 하단에는 데이브 과데라의 약자인 ‘DG’와 ‘Made by N’이라고 써놓아 미국의 모델과 차별을 두었다. - 사진 3 그리고 윗니가 닿는 비크(Beak)에는 데이브 과데라 마우스피스의 상징과도 같은 ‘DG’ 마크가 바이트 플레이트(Bite Plate)에 멋지게 자리 잡고 있다. - 사진 4 그러나 최근 생산에서부터 원가 절감인지 혹은 다른 이유인지 알 수 없으나 이 부분이 삭제되어 소리와는 상관없지만, 디자인적인 면에서 개인적인 아쉬움이 든다. 마지막으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생크의 안쪽에 손으로 직접 새긴 알 수 없는 번호가 있는데 [사진 2]의 일련번호와는 다른 알파벳과 숫자로 나디르 본인이 만든 마우스피스의 전체 제작 번호라 추측된다. - 사진 5 테이블은 상당히 부드럽고 매끄러워 리드와의 결합에서 충분한 밀착력을 가진다. - 사진 6그 위로 연결된 사이드 레일(Side Rail)은 얇은 두께로 좌우 대칭의 균형이 좋고 팁 레일(Tip Rail)까지 마무리가 잘 되어있다. - 사진 7베플(Baffle)은 짧은 미디움 높이의 베플에 살짝 각이 진 모양으로 되어있고 마우스피스 안쪽도 더 넓은 라지 보어(larger bore)로 제작되었다. - 사진 8이 마우스피스의 특이한 점은 오프닝이 표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예전부터 데이브 과데라는 각 모델별로 한가지 팁 오프닝으로만 제작했기 때문이다. 나디르 역시 그 제작 방식을 고수하여 [비밥 앨토] 모델의 팁 오프닝(Tip opening)은 .080"로만 만들기에 굳이 팁 오프닝을 표기하지 않는 것이다. 나디르가 만든 [비밥 앨토]의 전체적인 외형은 심플하지만 테너 마우스피스 MB모델부터 이어진 전통적인 디자인을 따르며 금도금(Gold-plated)으로 마무리되어 고급스럽고 강한 이미지로 기억에 남는다. 제일 먼저 불어본 중음역은 글로 표현하기 좀 복잡한 음색이다. 보통의 볼륨까지는 은근히 부드러우며 매끄럽게 움직이더니 볼륨을 높일수록 까칠한 성격을 드러내며 직선으로 쭉 뻗어나간다. 이 변화의 폭이 다른 마우스피스에 비해 좀 더 크게 체감된다. 음의 중심부는 부드러움이 녹아있는데 외각으로 거친 면들이 분포되어 있어 두 가지 중 연주자가 어떤 것에 포커스(Focus)를 두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비밥 앨토]는 어두운(Dark) 음색과 밝은(Bright) 음색 사이에서 분명히 밝은 쪽 성향은 맞지만, 중음역은 리드와 연주자의 성향에 따라 변화의 여지가 꽤 있어 보인다. 마치 라면에 제조사의 정확한 레시피가 있지만, 요리하는 사람에 따라 면을 더 익혀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거나 덜 익혀 쫀쫀한 식감으로 요리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다른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와 중음을 비교하면 볼륨이나 직진 성향은 살짝 아래에 있으나 반면 부드러운 터치감은 우위에 있다. 이로 인해 비밥과 같은 빠른 속주에서 날카롭고 딱딱한 성질은 줄어 매끄러운 연주 라인을 얻는 효과가 생긴다. 나디르 [비밥 앨토] 마우스피스의 저음은 벨런스가 잘 잡혀 너무 무겁거나 거칠지 않고 적당한 무게감을 전해준다. 특히 강한 압력으로 밀어낼 때, 하이베플과 비슷한 형상을 보고 예상했던 파괴력이나 강한 음색이 아닌 중심이 단단한 탱탱볼 같은 탄력 있는 음색이다. 음이 끝까지 힘이 빠지지 않고 살아 있어 엣지(Edgy) 있고 충분한 타격(Attack)감을 줄 수 있기에 저음에서 에너지가 넘친다. 단, 저음과 중음역에서 호흡에 대한 저항감이 살짝 높아 친화력이 좋은 친구는 아니기에 색소폰을 갓 시작한 초보보다 충분한 훈련을 거친 연주자에게 권하고 싶다. [비밥 앨토]가 가진 중저음의 높은 저항감과 반대로 서브톤(Sub-Tone)은 어렵지 않게 표현되고 컨트롤 역시 어렵지 않다. 서브톤의 음색은 중음의 톡톡 튀는 음을 한 겹 부드럽게 감싸는 효과를 만들어 주고 저음에서는 당연히 부드러움도 더하지만, 공간감을 더 넓혀주어 풍부한 소리를 얻는 효과도 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서브톤의 음색은 연기처럼 가볍게 퍼지는 느낌보다 젤리처럼 말랑하지만 탱탱한 느낌이 강하다. [비밥 앨토]의 고음은 다른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와 비교해도 고음에서 볼륨에 대한 부족함은 없다. 다만 직진성이 줄어드는 변화가 있고 이로 인해 볼륨이 작다고 느끼게 할 때가 있으나 실제로 볼륨이 작은 것은 아니다. 음색은 중음과 같이 음의 전달력이 명확하고 또렷하다. 이번엔 하이베플과 상대적으로 반대인 로우베플 마우스피스와 비교하면 좀 더 무게감이 있어 깃털처럼 가볍게 노래하는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의 느낌보다는 권투 경기중 가볍게 주먹을 던지는 잽(Jab)처럼 약간의 힘이 실린 펀치력이 돋보인다. 거기에 볼륨을 높이면 잽에 이어 오른손 왼손의 주먹이 화려하게 직선으로 목표를 향해 날아가듯 뻗어나간다. 더 높은 알티시모(Altissimo)의 영역에서도 고음과 비슷한 느낌은 유지되고 전체적으로 하이베플의 시원함과 직진성은 가지고 하이베플과 로우베플 중간의 벨런스가 잘 잡혀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활용도가 넓다. [비밥 앨토] 마우스피스에 동봉된 리가처는 옆에 DG 로고가 쓰여있지만, 마우스피스 캡과 함께 GF 리가처(Ligature)의 것으로 Maxima-09M Gold 모델이다. 이 리가처는 연주자의 성향대로 위와 아래 양방향으로 사용 가능해 기본 리가처로 기대 이상의 성능을 가진다. - 사진 9, 10그리고 가죽 파우치는 요즘 흔히 보이는 인조 가죽이 아닌 순록의 가죽으로 만들어 오래 사용해도 질리지 않고 튼튼하며 마우스피스 보호뿐만 아니라 활용도가 높다. 이처럼 나머지 구성품의 품질이 좋기에 나디르가 만든 핸드메이드 DG 마우스피스에 만족감을 높여주고 더불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심어준다. - 사진 11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밥 앨토]의 팁 오프닝은 .080" 하나로만 만드는데 이는 대략 타 브랜드의 6*~7*호 정도이다. 그래서 본인이 사용하던 마우스피스의 팁 오프닝이 이와 비슷하다면 [비밥 앨토]로 바꿨을 때 상당히 큰 변화의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컨트롤이 아주 쉬운 마우스피스는 아니기에 오프닝이 작거나 큰 팁 오프닝을 사용하는 연주자라면 리드로 커버하기에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과거 데이브 과데라에 의해 만들어진 오리지널 [트레디셔널 비밥] 모델의 가격보다 싸지만, 나디르가 만든 [비밥 앨토] 역시 우리나라에서 백만 원이 훌쩍 넘는 몸값을 가져 많은 이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나디르 홈페이지 광고 문구에는 캐논볼 에덜리(Cannonball Adderley)나 필 우즈(Phil Woods) 스타일, 그리고 락엔롤(Rock and Roll)부터 빅밴드 리드 앨토 색소폰 연주자까지 아주 넓은 음악 장르에 어울린다고 되어있다. 다른 건 수긍이 되지만 필 우즈의 팬이었던 필자에게 처음 몇 번을 비교하고 테스트해도 필 우즈의 음색과 너무 달라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으나 테스트를 거듭하며 음색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뉘앙스가 겹쳐지는 것을 느꼈다. 나디르가 다시 만든 [비밥 앨토]를 대략 두 달 동안 테스트와 연주에서 사용하며 아주 오랜만에 개성이 강한 마우스피스를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베플의 형상은 과거 비밥을 연주하던 마우스피스와 다르고 음색의 시작도 역시 전통적인 비밥과는 차이가 있으나 연주를 거듭할수록 트레디셔널 비밥 마우스피스의 음색을 충분히 느낄 수 있고 남들과 다른 듯싶으나 의외로 잘 섞이는 유니크(Unique)한 음색을 가진 [비밥 앨토]의 매력을 충분히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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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Selmer Metal Jazz E
프랑스 파리하면 에펠탑과 동시에 다양한 인종이 모인 자유와 개성 넘치는 도시의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섞일 것 같지 않은 다양한 개성이 모여 그들만의 도시 색을 이루고 오래된 전통 안에 유니크한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기도 한다. 셀 마(Selmer)에서 만든 재즈(Jazz) 마우스피스 역시 셀마의 오랜 색소폰 전통 안에서 그들만의 재즈를 제시한다. 글 | 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다시 마우스피스의 외형을 살펴보면 몸통과 생크 사이에잘록한 허리가 보이고 셀마 마우스피스에서 자주 보았던 생크에 새겨진 스크롤 문양(Scrollwork Shank)은 메탈 클래식모델에만 있고 재즈 모델에서는 삭제되어 차이점을 두었다.- 사진 ➐ 음색과 크게 상관없이 윗니가 닿는 바이트 플레이트(Bite Plate)조차 검은색의 긴 유선형으로 만들어 다른 마우스피스와 다른 길을 선택했다. - 사진 ➑ 마지막으로 마우스피스를 얼핏 보았을 때 그냥 둥근 원형의 몸통인 줄 알았지만, 옆 부분에 살짝 각이 있어 둥근 생크와 묘한 대칭을 이룬다. - 사진 ➒ 마우스피스와 리가처 그리고 마우스피스 캡까지 살펴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지만 하나하나 자세히 보면 어느 것 하나 다른 마우스피스와 같은 부분이 없다. 소리와 상관없는 마우스피스의 외형 디자인조차 감성과 패션의나라인 프랑스에서 만들면 이렇게 멋진 작품이 되는 것에 놀랍고 이 마우스피스의 디자인이 1950년대부터 얼마 전 단종되기 전까지 변한 부분이 없다는 것 또한 경이로움이 느껴지는 지점이다.테스트의 첫 소감은 “셀마가 셀마 했다”이다. 셀마답게 클래식 마우스피스보다 조금 밝은 음색이지만 중심 밀도가 높아 가볍거나 날리지 않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거기에 고음부터 저음까지 전역에 걸쳐 조종성도 편해 큰 부담 없이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으로 보인다. 먼저 저음의 노멀톤(Normal Tone)은 누구나 생각하는 알토 색소폰의정직한 음색으로 깊은 바닷속 심연의 진한 울림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살짝 힘을 뺀 저음역의 풍부한 음의 잔향은 중음역까지 이어져 메탈 마우스피스에서 나오는 음색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운 꽤 부드러운 느낌의 연주가 가능하다. 다시 힘을 주어 강한 압력으로 불면 메탈 마우스피스라는 것을 보여주듯,부족함 없는 파워로 묵직한 저음의 매력을 드러낸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볼륨 영역이 넓다는 것은 꽤 강한 무기를 장착하고 있는 것이라 다양하고 섬세한 표현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여기에 서브톤(Sub-Tone)은 옅은 음색부터 아주 깊은 서브톤 음색까지 쉽게 만들어주고 서브톤에서 텅잉이나 더 나아가서 짧은 스타카토(Staccato) 역시 표현이 가능할 만큼 저음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다. 셀마 메탈 재즈 마우스피스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중음역이다. 마치 오디오 시스템의 이퀄라이저에서 중음역을보강한 것처럼 적당한 볼륨에서 중간 주파수 영역이 도드라져 진하고 안정된 음색이다. 작은 볼륨에서 적당한 코어 두께로 가볍고 사뿐한 발걸음을 보여주어 음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슬러(Slur)나 글리산도(Glissando)와 같은 테크닉을 발라드나 스윙곡에서 사용하면 꿀단지에서 꿀을 따르듯 부드럽고 진한 점도의 달콤함에 귀가 녹아내릴 정도의 감흥을 전달한다. 다시 중간 볼륨으로 돌아오면 코어가 단단해지며 밀도높은 음색으로 변한다. 이런 베플 디자인과 비슷한 유형의 메탈 마우스피스는 너무 단단한 음색이거나 아니면 코어가 없는 멍청한 음색이기 쉬운데 셀마 메탈 재즈의 음색은 셀마의오리지널 사운드에 약간의 힘을 더한 느낌으로 중심이 느껴지며 다른 마우스피스에서 찾아보기 힘든 묘한 매력을 준다.이제 볼륨을 더 키워 강하게 밀어보면 앞서 이야기한 이퀄라이저의 중음역과 고음역을 높인 것처럼 고음이 같이 살아나며 단단하고 시원한 소리로 변해 꽤 강한 비트의 음악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탄탄하게 버텨준다. 작은 볼륨부터 적당한 중간 볼륨까지 메탈 재즈 마우스피스의 고음은 셀마 하드러버의 부드러움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비교 테스트 없이 재즈 마우스피스로만 고음을 연주하면이대로 클래식 곡을 연주해도 될 것 같은 착각마저 생기지만실제로 비교하면 약간 밝은 음색에 조금의 공격 성향 역시 얹어있다. 물론 중간 이상의 큰 볼륨으로 연주하기 시작하면 확실히 무게감이 다르게 나타나며 메탈 특유의 시원함을 보여주어 고음에서 답답함은 없기에 어떤 장르의 음악도 다 받아주지만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와 직접 비교해 고음을 밀어보면날카로움과 볼륨의 차이는 확실히 존재한다. 더 고음으로 올라가서 ‘가 포지션’ 즉, 알티시모 (Altissimo)의 높은 음을 연주하면 쉬운 조종성에 또 한 번 놀란다. 심지어 스플릿 사운드(Split Sound : 알티시모 음역에서 입의 압력으로 만들어지는파열음)도 어렵지 않게 만들어져 고음에 대한 어떤 요구에도다 반응해줄 것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그러나 막상 극한으로강하게 밀어붙이면 결국 태생적인 한계를 나타내어 살짝 아쉬움이 들지만, 필자가 이야기한 극한이란 일반적으로 연주하는 강한 볼륨이 아닌 말 그대로 극한 연주를 얘기하는 것이라 특별한 경우에 매우 강한 연주를 하는 분이 아니라면 크게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밝힌다. 그리고 로우베플 하드러버 마우스피스만큼 높은 유연성을 있는 이 마우스피스의 장점을 살려 고음에서 아름답게 노래한다면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의 엄청난 공격성의 부재를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함께 동봉된 리가처와 마우스피스 캡 역시 지금 보아도 시각적인 디자인과 기능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우선 리가처는 리드쪽에서나사를 조이는 전통방식이며 셀마(Selmer)이름과 프랑스에서 제작했다는 메이드 인 프랑스(Made in France)가 새겨있고 캡 역시 지금은 원가 절감과 같은 여러 이유로 사라지고 있는 메탈 재질로 두 줄의 라인 사이에 셀마 로고와 그 아래 역시 메이드 인 프랑스가 새겨있어 마치 귀족 가문의 문장이 찍혀있는 오래된 물건을 보는 기분이다. - 사진 ➓ 리가처는 과거 마이클 브랙커(Michael Brecker)가 자신의 데이브 과데라(DaveGuardala) 테너 마우스피스에 사용하며 유명해진 이후로 지금까지도 과데라 마우스피스를 사용하는 많은 연주자가 셀마 리가처를 사용하고 있다. 리가처는 유니크(Unique)한 모습으로한자인 ‘임금 왕(王)’과 비슷하여 속칭 “셀마 왕자 리가처”라불리며 아이러니하게 이런 이유로 셀마 마우스피스 본체보다리가처가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리가처의 사이즈가마우스피스에 비해 조금 커서 리드와 결합 시 나사를 끝까지 조여야 고정이 되어 성능에는 문제가 없으나 리드가 움직일것 같은 약간의 심리적 불안감이 있다. 셀마에서 만든 Jazz 마우스피스 모델이 세상에 나온 지 오늘로 70년 가까이 되었다. 그때의 음악과 지금의 음악은 참많은 것이 바뀌었으나 Metal Jazz만의 독특한 음색은 지금의 음악에도 신기할 정도로 잘 녹아든다. 재즈라는 이름표답게 당연히 스윙(Swing)에서 가볍게 연주되고 발라드(Ballard)에서는 달콤한 음색을, 비밥(Bebop)에서는 콕콕 찌르는 엣지(Edge) 있는 음색까지 다재다능하다. 여기에 부드러운 가요의 멜로디나 팝의 시원한 비트에서도 큰 부족함 없이 능력을나타낸다. 셀마나 메이어 종류의 마우스피스를 사용하지만,살짝 부족한 볼륨이 아쉬운 연주자나 하이베플 마우스피스를 쓰고 싶지만 너무 밝은 음색이 부담스러운 연주자, 마지막으로 한 개의 마우스피스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무리 없이연주하는 올 라운드(All Round) 마우스피스를 찾는 연주자에게 오늘의 주인공인 셀마 메탈 재즈(Selmer Metal Jazz) 모델을 추천한다. 이렇게 잘 만든 마우스피스가 단종되어 더는 생산되지 않는다는 소식이 필자의 서운함을 배가시키지만, 셀마에서 앞으로 새로운 버전의 재즈 모델을 만들어주는 날이 다시 오길 희망하며 아쉬움을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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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Alto Saxophone Mouthpieces – Kanee, Han 8]
무더운 여름, 산기슭 아래 계곡은 최고의 피서지다. 계곡 사이로 흐르는 맑고 깨끗한 물에 발만 담가도 온몸에 흐르던 땀 은 순식간에 날아가고 시원한 계곡물에 더위 또한 금세 사라져버린다. 카니(Kanee)의 한(HAN) 알토 마우스피스 역시 연주와 동시에 계곡물처럼 청량한 음색이 귓가를 가득 채우며 솔바람처럼 곁을 스쳐 지나간다. 글 | 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2022년 본지 6월호에 카니(Kanee)에서 만든 테너 마우스피스 송(SONG)을 이미 소개했었다. 카니는 중국에서 만든 마우스피스로 색소폰부터 클라리넷까지 다양한 마우스피스 모델을 생산하고 있으며 색소폰 마우스피스의 종류는 Florida, New York, Classic, Studio, Song, Ming, Tang, Qin으로 다양한데 오늘 소개하는 제품은 한(HAN)이란 이름으로 새로 출시한 알토 색소폰 메탈 마우스피스다. 카니에서 제작한 마우스피스는 CNC 제조 방식으로 만들어져 판매 가격을 낮춘 이후 꼼꼼한 검수를 거쳐 판매된다. 먼저 눈에 보이는 마우스피스 케이스는 이전에 테너 송(SONG) 마우스피스 때 보았던 것과 동일한 슬라이드 방식으로 종이 재질의 상자 한쪽에 마우스피스 정보가 있는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고 마우스피스 본체와 리가처가 스펀지에 고정되어 있다. -사진 ➊ 마우스피스는 무광의 은도금(Silver Matte Finished)으로 마무리 되어있으며 바디 상단에 Kanee의 로고가 보인다. - 사진 ➋ 개인적으로 이전 송(SONG) 마우스피스 바디 상단 로고와 함께 새겨진 화려한 문양이 인상 깊었는데 한(HAN) 마우스피스에서 그 문양이 삭제되어 다른 마우스피스와의 차별점이 없어진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나 대신 은빛 무광의 은은한 존재감이 아쉬움을 달래준다. - 사진 ➌ 생크에는 두 줄의 가로 라인이 있고 위쪽에는 모델명인 한(漢:한나라 한)이 있으며 아래에는 영문으로 한(HAN) 과 그 아래 마우스피스 오프닝이 표기되어 있다. - 사진 ➍, ➎ 리드가 닿는 테이블(Table)은 부드럽게 마무리되어있고 사이드 레일(Side Rail), 팁(Tip Rail) 레일은 얇게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무광의 바디와 다르게 테이블부터 사이드 레일, 팁 레일, 그리고 베플과 마우스 피스 안쪽의 챔버(Chamber)까지 부분은 반사되는 일반적인 은도 금으로 마무리되어있어 무광 바디와 대비를 이룬다. -사진 ➏ 그리고 사이드 레일에서 리드와 분리되기 시작하는 페이싱(Facing)의 커브(Curve)가 대부분 완만하게 시작하는 데 반해 한(HAN) 마우스피스는 육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보아도 확연히 도드라지는 특이한 커브 각이 있어 컨트롤 부분에 걱정이 되었으나 테스트를 진행하며 이것으로 인한 큰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 사진➐ 한(HAN) 마우스피스의 베플(Baffle)은 시작 부분이 짧게 꺾여 내려오는 숏 스텝 베플인데 첫 번째 꺾인 각도 이후 부드러운 베플 면으로 다듬는 다른 마우스피스와 달리 몇 단계에 걸쳐 미세하게 각이 있는 것도 독특한 부분이다. - 사진 ➑ 독특한 부분이 또 있는데 리드를 마우스피스와 결합했을 때 떨어지기 시작하는 둥근 모양의 램프(Ramp)부터 팁 레일까지 리드가 떠 있는 부분을 가리켜 스크린(Screen)이라 부르는데 한(HAN) 마우스피스는 다른 마우스피스에 비해 엄청나게 긴 스크린으로 만들어졌다. 아마도 리드의 떨림을 높이기 위해 만든 디자인으로 보이는데 과연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 사진➒ 제일 먼저 느껴진 한(HAN) 마우스피스의 노멀톤(Normal-Tone)은 옛날 고전 영화 〈두 얼굴의 사나이〉처럼 볼륨에 따라 확연하게 나뉘었다. 적당한 보통 이하의 볼륨인 mf(메조 포르테 Mezzo Forte : 조금 크게), mp(메조 피아노 Mezzo Piano : 조금 작게)에서는 의외로 튀지 않으며 편안하고 여기저기 잘 스며들 것 같은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부담 없는 목소리를 갖는다. 그러나 살짝 힘을 주어 f(포르테 Forte : 크게) 이상의 볼륨으로 이동하는 순간, 마치 평소의 순한 농부가 전장으로 향하는 순간 무사가 되어 날카로운 칼날을 치켜들고 뛰어나가듯 메탈의 차갑고 강렬한 음색이 살아난다. 큰 볼륨에서 이런 밝고 강한 하이베플(Hi Baffle)과 같은 성향은 고음보다 저음에서 더 힘을 받고 드러난다. 한(HAN) 마우스피스는 전반적으로 코어가 넓게 퍼지며 밝고 답답하지 않은 음색을 가졌다. 물론 두꺼운 리드를 사용해 코어를 좀 단단하게 만들어 밝은 음색을 조금 완화 시킬 수도 있지만, 다양한 리드로 테스트해 보니 본인에게 편안한 탄성의 리드를 사용해 한(HAN) 마우스피스가 가진 밝은 음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더 권하고 싶다. 그래야 볼륨을 희생시키지 않고 비트 있는 장르를 연주할 때 텅잉의 반응이 잘 살아 꾸밈음과 같은 표현이 날카롭게 표현할 수 있고 가요나 팝의 멜로디를 연주할 때 선명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HAN) 마우스피스가 아주 높은 하이 베플 마우스피스는 아니지만, 철판 떠는소리와 같은 높은 주파수의 버징(Buzzing)이 큰 볼륨에서 비례적으로 함께 커져 밝은 성향을 높이는 효과를 만든다. 강하게 푸쉬 할 때 한(HAN) 마우스피스의 파워는 폭풍 속의 거대한 파도와 같은 무시무시한 헤비급의 펀치는 아니지만, 계곡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만큼 충분히 시원하고 부족함이 없어 펑키한(Funky) 강렬한 비트의 음악도 쉽게 풀어 간다. 고음도 일정 볼륨 이상에서부터 확실히 밝은 하이 베플 성향을 보이지만 거칠거나 아주 날카롭지 않다. 또 중간 이하의 볼륨 에서는 하드러버만큼의 따스함은 아니지만 로우 베플 마우스피스의 예쁜 고음도 살짝 갖고 있어 고음에서 다양한 표정으로 노래할 수 있다. 강하게 연주할 때 일반적으로 고음에서 자주 보이는 볼륨이 줄어드는 현상이 크지 않아 답답함 없이 선명한 고음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그리고 연주자가 예민하게 느끼는 팜 키(Palm Key) 이상의 고음인 “가 포지션” 즉, 알티시모(Altissimo) 영역도 준수한 능력을 보인다. 알티시모음 간의 이동시 특별히 어렵게 걸리는 음도 없고 볼륨도 나쁘지 않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컨트롤 능력도 평균 이상이라 빠른 템포(Tempo)에서 자유로이 고음으로 넘나들 때 실수에 대한 부담이 적다. 한(HAN) 마우스피스의 서브톤(Sub-Tone)은 하드러버의 포근하고 달콤한 음색과는 다르다. 반죽으로 만두피를 넓게 밀 때처럼 순식간에 퍼지며 밝고 살짝 거친 엣지(Edge) 음색이 담백하고 차분하게 바뀐다. 마치 걸쭉하고 진한 콩국의 입자가 노멀톤이라면 콩국은 믹서에 갈아 입자를 작게 만들고 거기에 우유를 넣어 만든 고소한 두유의 느낌이다. 노멀톤에서 서브톤으로 변환이 어려운 마우스피스는 아니지만 앙브슈어 윗니의 위치에 따라 조금은 예민해질 수 있으니 잘 안되는 분들은 참고하길 바란다. 그리고 필자가 메인으로 사용하는 알 마우스피스의 오프닝은 8호기에 한(HAN) 마우 스피스 역시 8호를 테스트했으나 실제 체감 호수는 7~7* 정도로 느껴지니 본인의 호수보다 한 호수 높여 선택하는 것을 권하는 바이다. 마우스피스와 함께 동봉된 리가처는 이전 송(SONG) 마우스피스에서 보았던 것과 사이즈만 다르고 동일한 방식의 리가처이다. 2밴드 리가처의 한쪽에 카니(Kanee) 마크를 새겨 넣고 은도금으로 마무리하여 무광 은색의 마우스피스 본체와 은근히 잘 어울린다. 이전과 같이 리가처는 리드를 가로로 두 줄이 잡고 그 안에 낮은 4개의 돌기가(Dot)가 있어 리드에 닿는 면적을 최소화해 울림을 최대화하려는 형식의 리가처다. 또 리드의 밀착력을 높이고 리드 체결 때 움직임을 막기 위해 양쪽 모서리 부분에 살짝 굴곡을 만들어 놓은 것도 이전에 칭찬했던 부분이다. - 사진 ➓ 그러나 처음부터 편하게 조이고 풀어지던 이전 모델과 달리 상당히 뻑뻑하게 조이고 풀어지는 조임 나사로 인해 기분 좋은 연습의 시작이 불필요하게 신경 쓰이곤 했다. 물론 리가처 나사에 윤활 그리스(Grease)를 도포하고 며칠 동안 사용 후, 리가처가 자리를 잡고 나서 심하게 뻑뻑했던 것이 일정 부분 해결되었으나 성능과 상관없는 부분으로 인해 불편한 느낌을 받는 것은 약간 아쉬운 대목이다. 카니 한(HAN) 마우스피스 바디의 크기는 일반적인 메탈 마우스피스의 크기보다 커서 호환되는 리가처가 적기에 더욱 동봉해주는 리가처에 신경써주길 바라는 바다. 한(HAN) 마우스피스는 전체적으로 밝고 시원한 음색, 거기에 소프트(Soft)와 하드(Hard)함을 어우르는 장점이 있다. 그러기에 메이어(Meyer)나 셀마(Selmer)와 같은 종류의 하드러버 마우스피스를 사용하는데 좀 더 큰 볼륨과 아울러 다른 성향의 메탈 마우스피스를 사용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꽤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일단 마우스피스 본체의 사이즈도 타사 메탈 마우스피스에 비해 커서 처음 마우스피스를 바꾸고 확 작아진 앙브슈어(Embouchure)에 오는 이질감도 적어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음색 변화의 폭은 충분히 느끼지만, 극한 반대의 성향이 아니기에 적응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설령 본인이 찾는 소리가 아니더라도 높은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되는 카니의 가격 경쟁력도 한몫한다. 물론 위에 나열한 모든 이유 말고도 카니 한(HAN) 마우스피스 본연의 개성 있는 음색만으로 한 번쯤 경험해 봐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고도 남는다. 앞으로 카니의 더 다양한 마우스피스를 만나길 기대해본다. * 본 글은 마우스피스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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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Gottsu VI 6호
보글보글 끓고 있는 구수한 청국장을 따뜻한 밥에 올리고 한 수저 맛보면 그 진한 맛의 향연에 빠지게 된다. 이번 달 주인공 고슈 (Gottsu)의 VI 모델은 김치찌개처럼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지만, 비교할 수 없는 진한 감칠맛 나는 청국장의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고슈(Gottsu) 마우스피스는 일본인 고토 마사히코(Masahiko Goto)가 2005년에 만든 회사로 그의 어릴 적 별명인 고슈(Gottsu)를 회사 이름으로 만들었다. 이후 2008년 세피아 톤(Sepia Tone) 마우스피스 라인을 출시했고 지금까지 고슈에서 가장 인기 높은 마우스피스가 되었다. 2014년 고슈는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 기계를 도입하여 정밀 가공과 전통적인 수작업 기술을 결합한 마우스피스를 제조하기 시작했고 오늘 소개하는 소프라노 세피아 톤 VI 모델 역시 하나하나 고토 마사히코의 수작업으로 직접 완성되고 테스트 되어 만들어졌다. 참고로 모델명인 VI를 로마 숫자로 오인해“식스(Six)”로 읽는 경우가 많은데 VI 모델은 과거 빈티지(Vintage) 마우스피스를 모티브(Motive)로 개발되었기에 “ 세피아 톤 식스”가 아니라 “세피아 톤 브이 아이”로 읽는 것이 이 모델의 정확한 이름이다. 고토 마사히코는 재즈 색소폰을 사랑하게 되며 대량생산되는 마우스피스에 만족하지 못했고 높은 품질의 빈티지 마우스피스를 찾기 시작했지만, 이 역시 쉽게 구하지 못해 결국 지금의 고슈 마우스피스 회사를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고슈는 연주자들에게 과연 어느 정도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지 지금부터 알아보자. 아주 가벼운 나무 상자 뚜껑엔 고슈(Gottsu)가 크게 각인되어 있고 옆면에 마우스피스의 정보가 있는 흰색 스티커가 붙어 있다. - 사진 ➊, ➋ 상자를 열면 고슈 로고가 쓰여있는 부드러운 파우치가 보이고 그 안에 비로소 작고 앙증맞은 마우스피스가 들어있다. - 사진 ➌ 마우스피스의 몸통 위에 브랜드와 모델명인 [Gottsu VI] 가 크게 쓰여있고 생크(Shank) 상단에는 두 개의 띠 사이에 [Sepia Tone] 이 새겨있다. - 사진 ➍ 이제 마우스피스를 뒤집어 보면 생크 하단 부분에 [Japan]이 보이고 리드가 닿는 매끈한 테이블(Table)에는 마우스피스 호수인 [6]이 각인되어 있다. - 사진 ➎ 테이블에서 이어진 사이드 레일(Side rail)과 팁 레일(Tip rail)은 최근에 만난 마우스피스 중에 가장 얇은 두께이며 사이드 레일은 좌, 우 대칭이 정확하고 팁 레일 역시 얇지만 일정한 두께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 사진 ➏ 베플은 롤 오버 베플(Roll-over baffle) 형식이지만 세피아 톤 알토나 테너 마우스피스에 비해 더 낮아 거의 플랫(Flat)에 가깝다. - 사진 ➐ 마우스피스의 이름인 “세피아”의 뜻을 찾아보니 「오징어의 먹물에서 뽑은 불변색의 암갈색」이란 뜻이고 이것을 원료로 한 암갈색 혹은 진한 오렌지색의 다갈색 그림물감을 만들어 수채화와 펜화에 주로 쓰인다. 작은 틈도 보이지 않게 딱 떨어진 잘 만든 나무 케이스의 따뜻한 질감과 함께 갈색으로 크게 쓰여있는 고슈의 로고, 검은색 바탕에 다갈색의 글씨체가 쓰여있는 부드러운 파우치, 그리고 VI 마우스피스의 공통된 세피아 색감에서 고슈의 꼼꼼함과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며 테스트 전부터 마우스피스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높아졌다. 필자는 이미 예전에 고슈 알토 마우스피스를 경험한 적이 있었고 그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이번 소프라노 VI를 구매할 때 큰 걱정 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악기에 연결해 불어보니 첫소리부터 울려 나오는 음색은 과거 알토 마우스피스를 연상시키며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소리 하나하나가 흩어지지 않고 서로 잡아당겨 모아 주기에 중·저음의 무게감이 느껴지며 선명함이 높은 편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음색은 밀도가 높고 단단해 어두운(Dark) 성향이 높아 포근함이 작은데 고슈의 VI는 분명히 어두움이 있는데도 신기하게 내 귀에 포근하게 울리는 음색이 귓가에 맴돈다. 이건 알토나 테너 색소폰에 비해 소프라노 색소폰의 고음역이 “세피아 톤 VI” 모델의 어둡고 무거운 음색을 완화시켜주는 효과도 있고 거기에 소리의 입자가 작고 동글동글해 서로 모여도 공격적이지 않고 편하게 만들어 주는 듯 보인다. 그리고 아무래도 낮은 베플로 만들어져 베플이 높은 다른 마우스피스처럼 직선으로 강하게 뻗어나가는 성향은 아니지만, 코어(Core)의 단단한 소리가 공간을 채우며 만들어지는 전달력은 우수하다. 연주하다 보면 소리를 끊을 때, 스타카토(Staccato)와 같이 급하게 없어져야 할 때가 있고 은은하게 잔향을 남겨 부드러움과 함께 여운을 만들 때가 있다. 이때 마우스피스에 따라 잔향이 길거나 짧게 만들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잔향을 만드는 과정에서 살짝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행히 VI 마우스피스는 이 부분에서 아주 높은 능력치를 가지고 있어 연주하는 내내 원하는 대로 잔향의 조절이 이루어져 공간감이 우수하게 표현된다. 방음과 특히 흡음이 잘 되어있는 필자의 개인 연습실은 악기 소리가 바로 흡수되어 울림이 없이 색소폰 날 것의 먹먹한 소리로 들리는데 “세피아 톤 VI”로 연주할 때 약간의 과장을 섞으면 잔향을 만들어 콘서트홀 부럽지 않은 공간감을 살릴 수 있다. 이제 볼륨을 강하게 높이면 저음은 더 단단해지며 묵직하고 어두운 음색이 살아나 보통 볼륨에서 보이지 않던 쭉 뻗는 강한 음색이 생겨난다. 중음에서 볼륨을 키우면 더 단단해지는 것은 저음과 같지만 어두운 성향보다 밝은 성향이 약간 증가하여 소프라노 색소폰이 가져야 하는 화려함을 만족시킨다. 그래도 중·저음에서 정말 강한 소리로 연주해도 경기 전 패기 넘치는 젊은 선수의 고함처럼 많이 딱딱하거나 거친 소리가 아닌 크지만 잘 정제된 테너 성악가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처럼 단단하게 꽉 찬 음색이다. “세피아 톤 VI”는 고음에서 또 다른 매력을 가진다. 아무래도 소프라노는 알토나 테너 색소폰에 비해 팜키(Palm Key) 영역부터 시작하는 음들이 까다로운데 VI 모델은 고음에서 입에 걸리는 부하도 적고 무엇보다 조종성이 좋아 고음에 대한 부담이 적다. 그리고 중·저음의 장점인 음의 선명도가 고음에서도 이어지며 더 또렷하게 음을 전달한다. 거기에 고음에서 음과 음 사이의 연결이 아주 부드럽고 매끄러워 색소폰의 표현 능력을 넓혀준다. 심지어 볼륨을 높여도 음이 거칠게 갈라지거나 투박하지 않기에 발라드에서 느린 멜로디의 섬세한 감정 표현부터 빠른 스윙에서 편안한 고음 솔로를 만드는데 유리하다. 물론 고음에서 최대한 볼륨을 높여도 일반적인 마우스피스와 같이 약간의 볼륨 저하 현상은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얇아져 신경질적이거나 귀를 자극하는 음색은 아니고 아기 고양이의 귀여운 울음처럼 또렷함이 강조되는 정도의 이쁜 음색이다. 또 이 모델의 장점은 불기 쉽다는 것이다. 아무리 본인에게 좋고 이쁜 음색을 가지고 있어도 마우스피스에 들어가는 호흡의 저항력이 매우 강하거나 조종성이 나쁘면 연주하며 지속적으로 신경이 쓰이기에 스트레스 요인이 되고 결국 연주에 방해가 된다. 그래서 마우스피스가 가진 저항력이 낮아야 편안한 연주가 가능하다. 그렇다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세피아 톤 VI”가 입만 대면 소리가 술술 나는 정도의 저항력 제로(Zero)의 마우스피스는 아니지만, 상당히 낮은 수준의 호흡 저항력만으로 충분히 본연의 음색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마우스피스다. 물론 리드의 셋업에 따라 당연히 저항력이 높아질 수 있고 그에 따라 음색도 일정 부분 바뀔 수 있으나 필자가 이야기하는 낮은 저항력 수준이라는 것은 연주자에 따라 상대적일 수 있지만 낮은 저항력에서도 VI만의 음색을 낼 수 있고 굳이 저항력을 높여도 아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저음부터 고음까지 조종성 능력도 일정 수준 이상이기에 이 마우스피스를 처음 만나는 연주자도 어렵지 않게 친해질 수 있는 장점도 더해진다. “세피아 톤 VI”의 중음과 저음의 안정감은 서브톤(Subtone)에서 더 빛을 발한다. 먼저 서브톤 조종성이 쉬운 편이기에 노멀톤(Normal-tone)에서 서브톤으로 변화가 쉽게 이루어져 연주 시 불편함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변화된 서브톤 음색은 단단하게 모이는 것을 넓게 펴주는 느낌이고 가볍고 따스한 느낌보다는 약간의 물을 머금은 스펀지처럼 부드럽지만, 무게감이 있는 정도의 음색이다. 그래도 복식 탁구에서 두 선수가 서로의 단점을 커버하며 승리를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확실히 서브톤 테크닉으로 VI가 갖고 있는 중·저음의 어두운 음색을 완화해주기엔 충분하고 자칫 놓치기 쉬운 소프라노 색소폰의 따스한 이미지를 살려주는 역할도 잘 해낸다. 마지막으로 고슈 “세피아 톤 VI”는 리가처 없는 마우스피스 단품만 판매하는데 일반 하드러버 사이즈와 많이 다르지 않아 리가처는 큰 고민 없이 사용할 수 있고 최근 만난 마우스피스 중에 가격도 높지 않아 만족감이 높다. 노래 제목 중, 음악과 제목이 딱 어울리는 곡이 있고 어떤 곡은 제목을 보고 물음표가 떠오르는 곡이 있다. 고슈가 만든 소프라노 마우스피스“세피아 톤 VI(Vintage)”을 연주해보면 바로 고개가 끄떡여질 만큼 재즈 황금기 시대의 빈티지 소리에 세피아 색채를 더한 것 같이 이름과 음색이 잘 어울린다. 어둡지만(Dark) 짙은 브라운 계열의 편안함이 녹아 있고 과거에 들었던 익숙한 음색과 함께 고슈만의 현대적인 해석이 섞여 있다. 때론 음악 장르에 따라 좀 더 튀면서 자극적인 마우스피스로 연주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세피아 톤 VI”처럼 쉽게 질리지 않고 어느 장르에나 다 잘 어울리는 개성 만점의 마우스피스는 끊임없이 많은 연주자에게 사랑받는다. (월간색소폰)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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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10MFAN CELEBRATION 6*호
우리나라 태권도는 이제 더 이상 한국만의 전통 무술이 아닌 세계인들과 함께하는 무술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다양한 민족과 세대가 원하는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개발되고 발전되어 지금은 태권도를 기반으로 한 댄스부터 다양한 퍼포먼스까지 생겨나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텐엠팬(10MFAN)에서 만든 셀러브레이션(CELEBRATION) 모델도 전통 마우스피스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연주자들의 니즈에 맞춰 개발된 마우스피스로 태권도처럼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10MFAN 브랜드의 시작은 버클리 음악 대학에서 필우즈 장학금을 받고 이후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공부한 색소폰 연주자 마크 세피누크(Mark Sepinuck)가 졸업 이후 30년 동안 빈티지 마우스피스 딜러를 하며 누구보다 많은 마우스피스를 소유하고 수많은 마우스피스를 경험한 기반으로 2013년에 설립한 마우스피스 회사이다. 색소폰에 대해 관심이 많은 구독자는 이미 10MFAN 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마크 세피누크는 콘(Conn)에서 만든 색소폰 중 하나인 10M 모델을 좋아하는 팬(Fan) 이였기에 이미 오래전부터 본인의 아이디로 10M 과 Fan을 합쳐 10MFAN으로 사용해왔고 마우스피스 회사의 이름을 만들 때 고민 없이 텐엠팬(10MFAN)으로 사용한 것이라 이야기한다. 그리고 독특한 점은 본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제작하는 것이 아닌 현존하는 최고의 마우스피스 전문가이며 제작자인 브라이언 파웰(Brian Powell)과 에리크 그래이프하겐(Erik Greiffenhagen)에게 의뢰하여 함께 만들고 있기에 완성도가 높은 마우스피스로 평가되고 있다. 열심히 세차하고 왁싱을 마친 자동차의 매끄러운 도장 면처럼 10MFAN 의 셀러브레이션 (Celebration) 모델은 질 좋은 독일산 경질고무를 사용해서인지 진한 검정의 윤기가 흐를 정도의 반질반질한 모습이 첫인상을 남긴다. 바디 위에 큼지막한 회사 로고인 10MFAN이 자리잡고 그 아래에 역시 두꺼운 폰트로 모델명인 셀러브레이션(Celebration)이 새겨있다. - 사진 ➊ 바디의 옆 부분을 보면 이 마우스피스의 태생을 보여주듯 U.S.A.가 있고 다른 편에는 마우스피스의 호수가 새겨있다. - 사진 ➋, ➌ 생크에도 금색의 가로 3줄을 만들어 눈에 훅 들어오는 효과가 좋다. - 사진 ➍ 전통적인 바디의 크기와 모습이지만 진한 검정 바탕에 전체적으로 두꺼운 금색의 폰트로 대비되어 상당히 화려한 모습을 가졌다. 그러나 너무 꾸민듯한 화려함이 아닌 딱 하나의 포인트만으로 화려함을 나타내어 질리지 않는 외형이다. 마치 검은색 세단에 커다란 금색 휠로 바꾸는 것이 튜닝계의 암묵적인 국민(?) 룰(Rule)인 것처럼, 검정과 골드의 조합은 묵직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미학이다. - 사진 ➎ 마우스피스를 뒤집어 리드가 닿는 테이블 (Table)을 자세히 보면 다듬을 때 생기는 긴 세로줄이 보이지만 역시나 부드럽게 마감 처리되어 리드와 밀착력을 높였다. - 사진 ➏ 테이블에서 연결된 사이드 레일(Side rail)은 요즘 마우스피스에 비하면 두껍게 만들었고 팁 레일(Tip rail)은 반대로 상당히 얇으며 확대하여 보면 기계가 아닌 손으로 깎은 흔적이 확실하게 보인다. - 사진 ➐ 베플은 팁 부분만 있는 롤 오버 베플(Rolled Over Baffle)의 형식이지만 베플의 끝부분을 이전 방식처럼 부드럽게 다듬지 않고 스탭 베플처럼 확실한 경계를 만든 것이 10MFAN 라인업 중 셀러브레이션 모델만의 큰 특징으로 이 마우스피스의 성향과 성격을 베플의 모양으로 힌트처럼 알려준다. - 사진 ➑ 셀러브레이션 모델은 처음 몇 번의 저음 테스트에서 높은 컨트롤 능력을 보여주었다. 저음의 어떤 음으로 옮겨 다녀도 불편한 느낌이나 의외성 없이 큰 소리부터 작은 소리까지 원하는 음을 꺼내 주었고 저음의 강한 표현이나 부드러운 표현마저 부담 없이 만들어 낸다. 그로 인해 악센트(Accent)와 같은 볼륨으로 만드는 테크닉은 당연히 보너스처럼 쉽게 가질 수 있다. 셀러브레이션의 진한 검정 바디를 보면 어떤 볼륨에서든 저음은 무겁고 진한 색채를 가질 것으로 느껴지지만 막상 크지 않은 보통 볼륨에서는 예상을 뒤집고 살짝 밝은색과 적당히 퍼지는 음색이다. 그러나 볼륨을 높이면 소리가 중심으로 모이며 묵직함이 더해지고 하드러버 로우 베플 마우스피스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향이 같아진다. 이렇게 코어가 두꺼운 저음의 매력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다. 필자도 테스트하며 고음보다는 저음을 더 집중적으로 푸시(Push) 할 때 보다 많은 즐거움을 느꼈다. 이제 방향을 바꿔서 서브톤(Sub-tone) 테크닉을 사용해 본다. 서브톤 음색은 한밤의 자욱한 안개처럼 어둡고 깊게 걸려 다른 마우스피스들이 만드는 서브톤의 편안함보다는 무거운 감정이 얹어지는 기분이다. 아울러 서브톤의 접근성이 리드에 따라 불규칙한 반응을 보일 때도 있어 깊은 서브톤을 중요시하는 연주자에겐 호불호가 갈릴 듯싶다. 그러나 셀러브레이션 모델이 가진 서브톤 보다 노멀톤 소리가 훨씬 매력적이어서 필자는 서브톤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생기지 않았다. 중간 음역을 살펴보면 이 마우스피스의 특징이 보이기 시작한다. 먼저 보통 볼륨에서 얼핏 들으면 그냥 로우 베플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처럼 들리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로우 베플의 통통한 소리와 하이 베플의 버징(Buzzing) 소리가 섞여 묘한 음색이다. 마치 부드러운 수프에 딱딱한 바게트를 부숴 넣어 따뜻하고 달콤한 수프 맛과 딱딱하던 빵이 수프에 녹으며 적당히 바삭한 식감으로 변한 고소한 빵이 함께 만드는 맛이다. 이건 볼륨을 키워도 변함없이 일정하게 음색이 유지되어 셀러브레이션의 매력을 잘 어필한다. 물론 앙브슈어(Embouchure)의 변화를 만들어 압력을 높이면 약간은 하이 베플 느낌이 증가하지만 그렇다고 직진 성향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저음에 비해 확실히 선명도는 높아 섬세한 표현이 수월한데 이건 일반 로우 베플 마우스피스가 Full HD 화면이라면 셀러브레이션 모델은 QLED 화면처럼 더 선명한 색감을 보여주는 것과 비슷하다. 고음을 연주하면 셀러브레이션 모델과 일반적인 로우 베플 마우스피스와의 차이점이 확실히 느껴진다. 저음과 중음에 비교하여 조금은 부피가 줄었지만 반대로 소리의 직진성이 증대되어 화살처럼 과녁에 딱 꽂히는 성향으로 바뀌었다. 마치 저음은 라이트헤비급 선수의 묵직한 무게감과 더불어 한방의 파워가 느껴지고 중음은 웰터급 선수의 강한 근육과 유연성이 보이며 고음은 라이트급 선수로 파워는 줄었지만 빠르고 정확한 동작으로 링 안을 장악하듯 셀러브레이션의 고음은 날렵하고 가볍게 연주되어 무대 위에 화려함을 수놓는다. 그러나 중 저음의 테스트 뒤에 고음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컸는지 다른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와 비슷한 볼륨에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더 높은 고음인 알티시모 (Altissimo)에서의 움직임은 꽤 편안하다. 역시 볼륨은 3옥타브 고음과 마찬가지로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대신 불편한 음 없이 원하는 음으로 이동이 편하고 알티시모 전역의 톤이 일정해 안정적인 느낌이 들어 최고 높은 영역에서도 가볍고 아름답게 노래할 수 있다. 10MFAN의 셀러브레이션 모델은 밝은 소리와 어두운 두 개의 소리가 합쳐져 상당히 선명하고 입체적인 음색을 만들어낸다. 물론 여러 종류의 리드로 테스트를 진행해도 전체적으로 밝은 성향이 남아있거나 혹은 리드에 따라 완전히 밝은 소리가 강조되는 것으로 보아 오토링크 하드러버 계열보다는 확실히 밝은 성향이다. 그러나 보통 이상의 큰 볼륨으로 연주하면 셀러브레이션만의 진한 음색이 배어 나와 그 어떤 마우스피스 부럽지 않은 소리로 바뀐다. 특히 중음, 저음에서 이 음색이 빛을 발산해 굳이 고음까지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매력이 높다. 이제 아쉬운 부분을 이야기하려 한다. 10MFAN에서 광고하는 내용 중에 큰 볼륨과 따뜻한 음색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테스트를 진행하며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우선 볼륨에 대한 부분은 6*호라는 호수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한계이고 더 큰 호수의 셀러브레이션 마우스피스를 사용하면 아마도 해결될 문제겠지만 그래도 타 브랜드의 6*호보다는 더 크고 강력한 소리를 기대해서인지 비슷한 볼륨에 약간의 실망감이 생겼다. 또 따뜻한 음색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양한 브랜드와 다른 호수의 리드로 바꾸어도 필자가 생각하는 따뜻한 음색은 많지 않았다. 셀러브레이션의 크기는 오토링크 테너 색소폰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의 사이즈와 외형에서 크게 다르지 않아 리가처 역시 하드러버용 리가처를 사용하면 되기에 리가처 선택에 대한 불편함이 없고 또한 오토링크 계열을 사용하던 연주자라면 입안에 물리는 비크의 각도 역시 큰 차이가 없어 마우스피스에 적응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 사진 ➒ 재즈 역사에서 뺄 수 없는 오토링크 레소 체임버(Reso Chamber), 슬랜트 시그니처(Slant Sig), 얼리 베빗(Early Babbitt) 마우스피스를 기반으로 10MFAN 만의 영감을 녹여 만들어 낸 셀러브레이션(Celebration) 마우스피스는 과거의 아름다움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로우 베플 하드러버 마우스피스를 좋아하며 거기에 살짝 카랑함과 선명함을 주고 싶은 연주자라면 셀러브레이션 마우스피스가 좋은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다. 마치 섞기 어려운 동그라미와 네모 사이에 육각형 모양을 그려 넣듯이 전통적인 오토링크 사운드에 변화를 주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고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해진다. (월간색소폰)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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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43
- 스티브 잡스가 만든 사과폰 1세대는 혁신의 아이콘이 되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후속 모델 출시를 거듭하며 14세대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이들에게 사과폰이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그가 최초 1세대 폰에 쏟은 열정과 노력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지금의 사과폰처럼 색소폰 마우스피스 회사로 우뚝 선 테오 와니 (Theo Wanne)가 있을 수 있는 것은 그가 첫 번째로 만든 마우스피스인 암마 (AMMA) 모델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제 테오의 첫 작품이 어떤 이유로 연주자에게 사랑받은 것인지 알아보자. 글| 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우리나라에선 “디오 웨인”으로 더 많이 알려진 마우스피스 제작자 “테오 와니”는 이미 2019년 4월호에 테너 마우스피스 칼리 (Kali) 모델을 소개하며 언급한 적 있다. 오늘 소개하는 암마 (AMMA)라는 마우스피스는 테오 와니 (Theo Wanne)에게 의미 있는 모델이다. 유명한 연주자의 마우스피스를 다시 정교하게 다듬는 리페이싱 (Refacing)으로 유명하던 테오가 2004년 처음 직접 손으로 30개 정도 만든 마우스피스가 [암마]의 시작이었다. 이후 2005년 투자를 받아 2007년 테오는 그의 형 톰 와니 (Tom Wanne)와 함께 주식회사 Wanne, Inc. 등록과 함께 트루 라지 챔버 (True Large Chamber)를 포함한 5개의 특허를 출원했고 이때 테오 와니의 이름을 걸고 첫 판매를 시작한 마우스피스가 바로 [암마] 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밀하지 못한 기계 작업으로 인해 직접 손으로 베플을 비롯한 여러 곳을 테오가 직접 깎아 마무리하는 생산방법이었으나 2009년부터 CAD 기술이 발전하여 더는 핸드 피니시 (Hand Finished)가 필요 없어져 오로지 CNC로 만들어졌다. 마우스피스는 금도금, 황동 및 빈티지 세 가지 마감을 선택할 수 있고 이후 2012년까지 제작되다가 후속 모델에게 자리를 내주며 단종되었다. [암마]의 외관은 테오 와니의 마우스피스답게 아름다움을 넘어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보인다. 제일 먼저 보이는 바디의 정 중앙에 테오 와니의 이니셜 W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 - 사진1 그 아래 생크에 있는 링 위쪽으로 테오 와니 본인의 이름인 [Theo Wanne]를 새겨 놓았다. - 사진 2 링 아래쪽에는 마우스피스의 모델명인 [AMMA] 가 있고 그 위 박스안에 마우스피스의 오프닝인 9호와 테오가 만든 마우스피스 고유 번호가 새겨있다. - 사진 3 사이드 레일 (Side rail)과 팁 레일 (Tip rail)은 상당히 얇고 고르게 만들어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 사진 4 윗니가 닿는 바이트 플레이트 (Bite Plate)에는 테오 와니의 모든 마우스피스에 있는 로고가 음각되어 있어 누가 봐도 브랜드를 알 수 있고 마우스피스의 시각적인 고급스러움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 사진 5 이제 마우스피스 성격을 보여주는 베플을 살펴보면 팁에서부터 짧고 매끄럽게 떨어지는 롤 오버 베플 (Rolled Over Baffle)로 재즈를 기반에 둔 전통적인 테너 색소폰 마우스피스 베플의 형상이다. - 사진 6 마우스피스의 안쪽을 보면 테오 와니의 특허인 동시에 독창적인 음색을 만들어 주는 요소 중 하나인 트루 라지 챔버 (True large chamber)가 엄첨 넓고 심지어 사이드 레일의 안쪽까지 확장해 넓혀놓은 것을 볼 수 있다. - 사진 7 테오가 만든 마우스피스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리버티 리가처 (Liberty ligature)라고 부르는 일체형 리가처로 바디 양 옆 하단에 홀을 뚫고 거기에 리가처를 연결하여 밸브를 돌려서 리드를 고정하는 방식이다. 리버티 리가처는 막상 써보면 마우스피스의 울림에 큰 저항을 만들지 않고 간단히 리드를 체결하여 편리함과 동시에 기능적인 우수함을 지녔다. 거기에 누가 보아도 알 수 있는 테오 와니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큰 부분을 담당한다. - 사진 8 [암마] 마우스피스에 리드를 결합하고 소리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편안해졌다. 역시 테오가 만든 모든 마우스피스의 편안한 컨트롤 능력은 첫 번째 작품인 바로 [암마]에서부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불어본 중음역은 중심이 단단해 연주를 시작하면 거침없이 뻗어나간다. [암마]와 비슷한 베플의 형상을 가진 마우스피스나 심지어 더 높은 미디움 이상의 베플을 가진 마우스피스와 다양하게 비교해보면 실제로 [암마]의 볼륨이 더 크고 아울러 소리 직진 효과가 더 강할 때도 있다. 그만큼 볼륨에 여유 있고 깔끔한 전달력을 가졌기에 많은 음악 장르에서 활용도가 넓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전통 테너 마우스피스에서 늘 비교가 되는 오토링크와 비교해보면 더 오픈된 (Open) 사운드에 살짝 밝은 음색을 보이지만 볼륨을 높이면 더 넓게 오픈되어 밝은 음색이 크게 강조되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 다시 볼륨을 조금 낮추면 힘이 있고 단단하던 중심의 밀도가 살짝 옅어지며 편안하고 다른 악기의 소리에 함께 녹아드는 아름다운 음색이 된다. 마치 [암마] 마우스피스는 넓은 초원을 빠르고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검은 흑마의 강한 모습과 아울러 달리기를 마치고 한가히 풀을 뜯는 여유로운 두 가지 모습을 동시에 떠오르게 한다. 아무래도 소프라노나 알토 색소폰보다 상대적으로 테너 색소폰의 음역이 낮기에 같은 고음에서 느낌을 전달하는 표현력도 조금은 약해진다. 여기에 볼륨까지 만족스럽지 못하면 고음에서 답답함이 느껴지고 그 순간, 집중력이 분산되어 연주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긴다. 그러나 [암마]의 볼륨은 고음에서도 호흡을 밀어 넣으면 소리는 막힘없이 시원하게 쭉 뻗어나가 답답함을 느끼기 어렵다. 비슷한 마우스피스로 같은 라인의 솔로를 비교 연주해보면 확실히 [암마]의 솔로 라인이 관객에게 좀 더 또렷하게 전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치 같은 영화를 작은 사이즈의 TV로 시청하다가 55인치 이상 대형화면 TV로 보면 모든 것이 크고 선명하게 보여 감동이 더 커지는 효과와 비슷하다. 물론 소리의 직진성만을 이야기한다면 베플이 높은 하이 베플 마우스피스와 비교해 살짝 떨어지지만, 음의 선명도가 좋아 직진성에 대해 아쉬움은 적다. 그리고 볼륨이 크다고 하여 딱딱하거나 유연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오해는 금물이다. 고음에서 유연성이 높아 연주자의 의도대로 부드럽고 매끄럽게 노래할 수 있다. 고음뿐만 아니고 더 높은 알티시모 (Altissimo)의 영역도 볼륨이 함몰되는 음 없이 편하게 올라가 알토 색소폰의 높은 고음 영역까지 쉽게 연주되어 만족감을 높인다. 이제 [암마]의 저음을 보면 중음역과 마찬가지로 꽉 채워진 음색과 확실한 무게감이 실린 음색이 전달된다. 거기에 볼륨을 키우면 쉽게 주변을 압도하는 우렁찬 소리가 터져 나오고 동시에 동굴과 같이 어둡고 깊은 테너의 소리가 퍼져 나간다. 이미 중, 고음에서 검증된 편안한 조종성은 저음까지 이어져 더 자유로운 표현을 가능하게 만든다. 여기서 힘을 빼고 서브톤 (Sub Tone)을 만들어 보니 꽉 채워진 무게감이 순간 가벼워지며 풍성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안겨준다. 서브톤의 부드러움도 약한 효과부터 극한의 효과까지 여러 단계로 만들어 지는데 [암마]는 마치 빌딩의 지하 주차장을 내려갈 때 B1, 2층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지나쳐 지하 3층으로 바로 내려간 것처럼 순간 더 깊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색소폰 연주에서 소리 마지막 부분에 약간의 호흡을 남겨주면 잔향이 남아 듣는 이들에게 편안한 여운을 만들어 주는 기술이 있다. 이런 효과는 마우스피스에 따라 잔향이 짧게 남거나 불안정하게 뚝 끊기기도 하는데 [암마]는 큰 불편함 없이 호흡에 따라 쉽게 잔향을 남겨주는 여유마저 있다. 이미 테오 와니의 마우스피스를 접해본 구독자분들은 예상한 대로 이번 달의 주인공인 [암마]의 오프닝 호수는 9호지만 실제 체감은 8* 정도의 느낌으로 전해진다. 많은 데이터로 완성한 테오만의 페이싱 커브 (Facing Curve)가 주는 편안함의 결과이다. 그리고 옵션이긴 하지만 리드를 잡는 플레이트 (Plate) 역시 빈티지 (Vinted ), 티타늄 (Titanium), 스테인리스 (Stainless Steel), 구리 (Copper) 재질의 4가지가 있으니 본인의 성향에 맞게 골라 사용하면 약간의 도움이 된다. 빈티지는 따뜻하고 어두운 음색, 티타늄과 스테인레스 스틸은 강하고 밝은 음색 그리고 구리 압력판은 기본적인 셋팅으로 어두운 음색을 제공한다. 그러나 플레이트 교체만으로 음색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는 분은 없으리라 믿는다. 단지 마우스피스 음색에서 본인이 원하는 방향성을 강조하거나 살짝 아쉬운 부분을 채워주는 정도로만 이해하면 맞다. 마지막으로 동봉되어있는 두 개의 드라이버는 리버티 리가처의 위치 변화와 플레이트를 교체할 때 사용하는 전용 공구이고 리드 리플레이서 캡 (Reed Replacer Cap)은 리드를 보호하는 목적이 아닌 사용하지 않을 때 끼워 마우스피스의 팁을 보호하는 캡으로 활용도가 높다. - 사진 9 수많은 테너 빈티지 마우스피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테오가 만든 첫 번째 마우스피스 [암마]. 분명 재즈를 기반으로 만들었지만, 이상하리만큼 모든 스타일 (Style)의 음악에 잘 녹아드는 마법을 가졌다. 이 마우스피스는 매우 빠른 반응과 쉬운 컨트롤을 자랑하고 중간 정도의 밝은 음색을 가지고 있지만 테오의 "True Large Chamber"라 불리는 큰 사이즈의 챔버와 합쳐지며 연주자의 성향에 따라 따뜻하고 풍부하며 때론 꽉 찬 음색과 강력한 힘을 가진 새로운 차원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다. 아쉽게도 이 멋진 작품이 이미 단종되어 이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워졌지만 [암마] 마우스피스 이후에 만들어진 다양한 테너 색소폰의 음색에 새로운 길라잡이 역할을 했음에 박수를 보낸다. <알립니다> 본지 9월호 책자에 실린 해당 코너의 메인 사진이 다음과 같이 잘못 편집되어 독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온라인 페이지의 첫 번째 사진이 이 기사의 본래 메인 사진이며, 책자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본지의 착오로 지난호 사진이 잘못 실렸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혼란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사진 A는 지난 8월호의 메인 사진으로, 이번 9월호 책자에 잘못 편집되었습니다. 이에 사진 B로 정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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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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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42
- 어느 여름날, 뜨겁지 않은 오후 햇살과 잔잔한 바닷바람에 이끌려 해변을 따라 행복한 산책을 즐겼던 적이 있었다. 늦은 저녁 무렵이 되니 해변 산책의 후유증으로 목뒤가 따갑고 팔과 다리는 불그스름하게 변해 있는 것이 아닌가. 강하지 않다고 생각한 햇볕에 피부는 그을려 ‘썬 번(sunburn)’이 일어날 만큼 그날의 태양은 나의 예상보다 강렬했고 뜨거웠다. 오늘 소개하는 나디르 DG 비밥 앨토 마우스피스도 처음부터 엄청난 불을 뿜어내지 않지만 연주하는 내내 충분한 열기로 공연장을 뜨겁게 달구며 관객의 귀를 사로잡기 충분한 멋진 친구이다. 글| 색소포니스트 구민상 sax019@hanmail.net 데이브 과데라(Dave Guardala)가 만든 마우스피스는 테너 색소폰의 전설인 마이클 브렉커(Michael Brecker)부터 빌 에반스(Bill Evans), 톰 스콧(Tom Scott), 브렌포드 마샬리스(Branford Marsalis)까지 수많은 연주인이 애용하며 유명한 브랜드가 되었고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데이브 과데라는 두 회사로 나뉘는데 하나는 데이브 과데라 사망 이후 미국에서 생산하는 데이브 과데라 모델과 두 번째 과데라로부터 데이터와 판권을 받은 독일의 나디르 이브라히모글루(Nadir Ibrahimoglu)가 만든 또 다른 데이브 과데라(이하 DG로 약칭) 모델이다. 미국에서 만드는 DG 마우스피스는 정확한 수치를 넣어 CNC로 제작하는 레이저 컷팅 방식이고 독일에서 만드는 DG 마우스피스는 CNC 제작 후, 직접 손으로 마무리 작업을 하는 핸드 피니시드(Hand Finished) 모델과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깎아 만드는 핸드메이드(Handmade) 두 개의 모델로 나누어 제작하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비밥 앨토 트레디셔널 Bebop Alto Traditional – 이하 비밥 앨토로 약칭] 마우스피스는 데이브 과데라가 만들었던 트레디셔널 비밥(Traditional Bebop) 모델을 독일의 나디르가 손으로 직접 깎아 부활시킨 핸드메이드 마우스피스이다. 한쪽 면에 마우스피스 정보가 있는 자주색 종이상자를 열면 그 안에 두툼한 가죽 파우치가 있고 마우스피스와 리가처 그리고 플라스틱 마우스피스 캡이 있다. - 사진 1 마우스피스 바디(Body)의 위쪽에 모델명인 ‘Bebop/Trad’이 새겨있고 그 아래 생크에는 핸드메이드를 보여주듯 이 마우스피스의 일련번호가 함께 각인되어 있다. - 사진 2마우스피스 생크 하단에는 데이브 과데라의 약자인 ‘DG’와 ‘Made by N’이라고 써놓아 미국의 모델과 차별을 두었다. - 사진 3 그리고 윗니가 닿는 비크(Beak)에는 데이브 과데라 마우스피스의 상징과도 같은 ‘DG’ 마크가 바이트 플레이트(Bite Plate)에 멋지게 자리 잡고 있다. - 사진 4 그러나 최근 생산에서부터 원가 절감인지 혹은 다른 이유인지 알 수 없으나 이 부분이 삭제되어 소리와는 상관없지만, 디자인적인 면에서 개인적인 아쉬움이 든다. 마지막으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생크의 안쪽에 손으로 직접 새긴 알 수 없는 번호가 있는데 [사진 2]의 일련번호와는 다른 알파벳과 숫자로 나디르 본인이 만든 마우스피스의 전체 제작 번호라 추측된다. - 사진 5 테이블은 상당히 부드럽고 매끄러워 리드와의 결합에서 충분한 밀착력을 가진다. - 사진 6그 위로 연결된 사이드 레일(Side Rail)은 얇은 두께로 좌우 대칭의 균형이 좋고 팁 레일(Tip Rail)까지 마무리가 잘 되어있다. - 사진 7베플(Baffle)은 짧은 미디움 높이의 베플에 살짝 각이 진 모양으로 되어있고 마우스피스 안쪽도 더 넓은 라지 보어(larger bore)로 제작되었다. - 사진 8이 마우스피스의 특이한 점은 오프닝이 표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예전부터 데이브 과데라는 각 모델별로 한가지 팁 오프닝으로만 제작했기 때문이다. 나디르 역시 그 제작 방식을 고수하여 [비밥 앨토] 모델의 팁 오프닝(Tip opening)은 .080"로만 만들기에 굳이 팁 오프닝을 표기하지 않는 것이다. 나디르가 만든 [비밥 앨토]의 전체적인 외형은 심플하지만 테너 마우스피스 MB모델부터 이어진 전통적인 디자인을 따르며 금도금(Gold-plated)으로 마무리되어 고급스럽고 강한 이미지로 기억에 남는다. 제일 먼저 불어본 중음역은 글로 표현하기 좀 복잡한 음색이다. 보통의 볼륨까지는 은근히 부드러우며 매끄럽게 움직이더니 볼륨을 높일수록 까칠한 성격을 드러내며 직선으로 쭉 뻗어나간다. 이 변화의 폭이 다른 마우스피스에 비해 좀 더 크게 체감된다. 음의 중심부는 부드러움이 녹아있는데 외각으로 거친 면들이 분포되어 있어 두 가지 중 연주자가 어떤 것에 포커스(Focus)를 두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비밥 앨토]는 어두운(Dark) 음색과 밝은(Bright) 음색 사이에서 분명히 밝은 쪽 성향은 맞지만, 중음역은 리드와 연주자의 성향에 따라 변화의 여지가 꽤 있어 보인다. 마치 라면에 제조사의 정확한 레시피가 있지만, 요리하는 사람에 따라 면을 더 익혀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거나 덜 익혀 쫀쫀한 식감으로 요리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다른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와 중음을 비교하면 볼륨이나 직진 성향은 살짝 아래에 있으나 반면 부드러운 터치감은 우위에 있다. 이로 인해 비밥과 같은 빠른 속주에서 날카롭고 딱딱한 성질은 줄어 매끄러운 연주 라인을 얻는 효과가 생긴다. 나디르 [비밥 앨토] 마우스피스의 저음은 벨런스가 잘 잡혀 너무 무겁거나 거칠지 않고 적당한 무게감을 전해준다. 특히 강한 압력으로 밀어낼 때, 하이베플과 비슷한 형상을 보고 예상했던 파괴력이나 강한 음색이 아닌 중심이 단단한 탱탱볼 같은 탄력 있는 음색이다. 음이 끝까지 힘이 빠지지 않고 살아 있어 엣지(Edgy) 있고 충분한 타격(Attack)감을 줄 수 있기에 저음에서 에너지가 넘친다. 단, 저음과 중음역에서 호흡에 대한 저항감이 살짝 높아 친화력이 좋은 친구는 아니기에 색소폰을 갓 시작한 초보보다 충분한 훈련을 거친 연주자에게 권하고 싶다. [비밥 앨토]가 가진 중저음의 높은 저항감과 반대로 서브톤(Sub-Tone)은 어렵지 않게 표현되고 컨트롤 역시 어렵지 않다. 서브톤의 음색은 중음의 톡톡 튀는 음을 한 겹 부드럽게 감싸는 효과를 만들어 주고 저음에서는 당연히 부드러움도 더하지만, 공간감을 더 넓혀주어 풍부한 소리를 얻는 효과도 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서브톤의 음색은 연기처럼 가볍게 퍼지는 느낌보다 젤리처럼 말랑하지만 탱탱한 느낌이 강하다. [비밥 앨토]의 고음은 다른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와 비교해도 고음에서 볼륨에 대한 부족함은 없다. 다만 직진성이 줄어드는 변화가 있고 이로 인해 볼륨이 작다고 느끼게 할 때가 있으나 실제로 볼륨이 작은 것은 아니다. 음색은 중음과 같이 음의 전달력이 명확하고 또렷하다. 이번엔 하이베플과 상대적으로 반대인 로우베플 마우스피스와 비교하면 좀 더 무게감이 있어 깃털처럼 가볍게 노래하는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의 느낌보다는 권투 경기중 가볍게 주먹을 던지는 잽(Jab)처럼 약간의 힘이 실린 펀치력이 돋보인다. 거기에 볼륨을 높이면 잽에 이어 오른손 왼손의 주먹이 화려하게 직선으로 목표를 향해 날아가듯 뻗어나간다. 더 높은 알티시모(Altissimo)의 영역에서도 고음과 비슷한 느낌은 유지되고 전체적으로 하이베플의 시원함과 직진성은 가지고 하이베플과 로우베플 중간의 벨런스가 잘 잡혀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활용도가 넓다. [비밥 앨토] 마우스피스에 동봉된 리가처는 옆에 DG 로고가 쓰여있지만, 마우스피스 캡과 함께 GF 리가처(Ligature)의 것으로 Maxima-09M Gold 모델이다. 이 리가처는 연주자의 성향대로 위와 아래 양방향으로 사용 가능해 기본 리가처로 기대 이상의 성능을 가진다. - 사진 9, 10그리고 가죽 파우치는 요즘 흔히 보이는 인조 가죽이 아닌 순록의 가죽으로 만들어 오래 사용해도 질리지 않고 튼튼하며 마우스피스 보호뿐만 아니라 활용도가 높다. 이처럼 나머지 구성품의 품질이 좋기에 나디르가 만든 핸드메이드 DG 마우스피스에 만족감을 높여주고 더불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심어준다. - 사진 11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밥 앨토]의 팁 오프닝은 .080" 하나로만 만드는데 이는 대략 타 브랜드의 6*~7*호 정도이다. 그래서 본인이 사용하던 마우스피스의 팁 오프닝이 이와 비슷하다면 [비밥 앨토]로 바꿨을 때 상당히 큰 변화의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컨트롤이 아주 쉬운 마우스피스는 아니기에 오프닝이 작거나 큰 팁 오프닝을 사용하는 연주자라면 리드로 커버하기에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다. 또 한 가지, 과거 데이브 과데라에 의해 만들어진 오리지널 [트레디셔널 비밥] 모델의 가격보다 싸지만, 나디르가 만든 [비밥 앨토] 역시 우리나라에서 백만 원이 훌쩍 넘는 몸값을 가져 많은 이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나디르 홈페이지 광고 문구에는 캐논볼 에덜리(Cannonball Adderley)나 필 우즈(Phil Woods) 스타일, 그리고 락엔롤(Rock and Roll)부터 빅밴드 리드 앨토 색소폰 연주자까지 아주 넓은 음악 장르에 어울린다고 되어있다. 다른 건 수긍이 되지만 필 우즈의 팬이었던 필자에게 처음 몇 번을 비교하고 테스트해도 필 우즈의 음색과 너무 달라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으나 테스트를 거듭하며 음색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뉘앙스가 겹쳐지는 것을 느꼈다. 나디르가 다시 만든 [비밥 앨토]를 대략 두 달 동안 테스트와 연주에서 사용하며 아주 오랜만에 개성이 강한 마우스피스를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베플의 형상은 과거 비밥을 연주하던 마우스피스와 다르고 음색의 시작도 역시 전통적인 비밥과는 차이가 있으나 연주를 거듭할수록 트레디셔널 비밥 마우스피스의 음색을 충분히 느낄 수 있고 남들과 다른 듯싶으나 의외로 잘 섞이는 유니크(Unique)한 음색을 가진 [비밥 앨토]의 매력을 충분히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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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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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Selmer Metal Jazz E
- 프랑스 파리하면 에펠탑과 동시에 다양한 인종이 모인 자유와 개성 넘치는 도시의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섞일 것 같지 않은 다양한 개성이 모여 그들만의 도시 색을 이루고 오래된 전통 안에 유니크한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기도 한다. 셀 마(Selmer)에서 만든 재즈(Jazz) 마우스피스 역시 셀마의 오랜 색소폰 전통 안에서 그들만의 재즈를 제시한다. 글 | 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다시 마우스피스의 외형을 살펴보면 몸통과 생크 사이에잘록한 허리가 보이고 셀마 마우스피스에서 자주 보았던 생크에 새겨진 스크롤 문양(Scrollwork Shank)은 메탈 클래식모델에만 있고 재즈 모델에서는 삭제되어 차이점을 두었다.- 사진 ➐ 음색과 크게 상관없이 윗니가 닿는 바이트 플레이트(Bite Plate)조차 검은색의 긴 유선형으로 만들어 다른 마우스피스와 다른 길을 선택했다. - 사진 ➑ 마지막으로 마우스피스를 얼핏 보았을 때 그냥 둥근 원형의 몸통인 줄 알았지만, 옆 부분에 살짝 각이 있어 둥근 생크와 묘한 대칭을 이룬다. - 사진 ➒ 마우스피스와 리가처 그리고 마우스피스 캡까지 살펴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지만 하나하나 자세히 보면 어느 것 하나 다른 마우스피스와 같은 부분이 없다. 소리와 상관없는 마우스피스의 외형 디자인조차 감성과 패션의나라인 프랑스에서 만들면 이렇게 멋진 작품이 되는 것에 놀랍고 이 마우스피스의 디자인이 1950년대부터 얼마 전 단종되기 전까지 변한 부분이 없다는 것 또한 경이로움이 느껴지는 지점이다.테스트의 첫 소감은 “셀마가 셀마 했다”이다. 셀마답게 클래식 마우스피스보다 조금 밝은 음색이지만 중심 밀도가 높아 가볍거나 날리지 않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거기에 고음부터 저음까지 전역에 걸쳐 조종성도 편해 큰 부담 없이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으로 보인다. 먼저 저음의 노멀톤(Normal Tone)은 누구나 생각하는 알토 색소폰의정직한 음색으로 깊은 바닷속 심연의 진한 울림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살짝 힘을 뺀 저음역의 풍부한 음의 잔향은 중음역까지 이어져 메탈 마우스피스에서 나오는 음색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운 꽤 부드러운 느낌의 연주가 가능하다. 다시 힘을 주어 강한 압력으로 불면 메탈 마우스피스라는 것을 보여주듯,부족함 없는 파워로 묵직한 저음의 매력을 드러낸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볼륨 영역이 넓다는 것은 꽤 강한 무기를 장착하고 있는 것이라 다양하고 섬세한 표현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여기에 서브톤(Sub-Tone)은 옅은 음색부터 아주 깊은 서브톤 음색까지 쉽게 만들어주고 서브톤에서 텅잉이나 더 나아가서 짧은 스타카토(Staccato) 역시 표현이 가능할 만큼 저음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다. 셀마 메탈 재즈 마우스피스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중음역이다. 마치 오디오 시스템의 이퀄라이저에서 중음역을보강한 것처럼 적당한 볼륨에서 중간 주파수 영역이 도드라져 진하고 안정된 음색이다. 작은 볼륨에서 적당한 코어 두께로 가볍고 사뿐한 발걸음을 보여주어 음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슬러(Slur)나 글리산도(Glissando)와 같은 테크닉을 발라드나 스윙곡에서 사용하면 꿀단지에서 꿀을 따르듯 부드럽고 진한 점도의 달콤함에 귀가 녹아내릴 정도의 감흥을 전달한다. 다시 중간 볼륨으로 돌아오면 코어가 단단해지며 밀도높은 음색으로 변한다. 이런 베플 디자인과 비슷한 유형의 메탈 마우스피스는 너무 단단한 음색이거나 아니면 코어가 없는 멍청한 음색이기 쉬운데 셀마 메탈 재즈의 음색은 셀마의오리지널 사운드에 약간의 힘을 더한 느낌으로 중심이 느껴지며 다른 마우스피스에서 찾아보기 힘든 묘한 매력을 준다.이제 볼륨을 더 키워 강하게 밀어보면 앞서 이야기한 이퀄라이저의 중음역과 고음역을 높인 것처럼 고음이 같이 살아나며 단단하고 시원한 소리로 변해 꽤 강한 비트의 음악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탄탄하게 버텨준다. 작은 볼륨부터 적당한 중간 볼륨까지 메탈 재즈 마우스피스의 고음은 셀마 하드러버의 부드러움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비교 테스트 없이 재즈 마우스피스로만 고음을 연주하면이대로 클래식 곡을 연주해도 될 것 같은 착각마저 생기지만실제로 비교하면 약간 밝은 음색에 조금의 공격 성향 역시 얹어있다. 물론 중간 이상의 큰 볼륨으로 연주하기 시작하면 확실히 무게감이 다르게 나타나며 메탈 특유의 시원함을 보여주어 고음에서 답답함은 없기에 어떤 장르의 음악도 다 받아주지만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와 직접 비교해 고음을 밀어보면날카로움과 볼륨의 차이는 확실히 존재한다. 더 고음으로 올라가서 ‘가 포지션’ 즉, 알티시모 (Altissimo)의 높은 음을 연주하면 쉬운 조종성에 또 한 번 놀란다. 심지어 스플릿 사운드(Split Sound : 알티시모 음역에서 입의 압력으로 만들어지는파열음)도 어렵지 않게 만들어져 고음에 대한 어떤 요구에도다 반응해줄 것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그러나 막상 극한으로강하게 밀어붙이면 결국 태생적인 한계를 나타내어 살짝 아쉬움이 들지만, 필자가 이야기한 극한이란 일반적으로 연주하는 강한 볼륨이 아닌 말 그대로 극한 연주를 얘기하는 것이라 특별한 경우에 매우 강한 연주를 하는 분이 아니라면 크게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밝힌다. 그리고 로우베플 하드러버 마우스피스만큼 높은 유연성을 있는 이 마우스피스의 장점을 살려 고음에서 아름답게 노래한다면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의 엄청난 공격성의 부재를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함께 동봉된 리가처와 마우스피스 캡 역시 지금 보아도 시각적인 디자인과 기능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우선 리가처는 리드쪽에서나사를 조이는 전통방식이며 셀마(Selmer)이름과 프랑스에서 제작했다는 메이드 인 프랑스(Made in France)가 새겨있고 캡 역시 지금은 원가 절감과 같은 여러 이유로 사라지고 있는 메탈 재질로 두 줄의 라인 사이에 셀마 로고와 그 아래 역시 메이드 인 프랑스가 새겨있어 마치 귀족 가문의 문장이 찍혀있는 오래된 물건을 보는 기분이다. - 사진 ➓ 리가처는 과거 마이클 브랙커(Michael Brecker)가 자신의 데이브 과데라(DaveGuardala) 테너 마우스피스에 사용하며 유명해진 이후로 지금까지도 과데라 마우스피스를 사용하는 많은 연주자가 셀마 리가처를 사용하고 있다. 리가처는 유니크(Unique)한 모습으로한자인 ‘임금 왕(王)’과 비슷하여 속칭 “셀마 왕자 리가처”라불리며 아이러니하게 이런 이유로 셀마 마우스피스 본체보다리가처가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리가처의 사이즈가마우스피스에 비해 조금 커서 리드와 결합 시 나사를 끝까지 조여야 고정이 되어 성능에는 문제가 없으나 리드가 움직일것 같은 약간의 심리적 불안감이 있다. 셀마에서 만든 Jazz 마우스피스 모델이 세상에 나온 지 오늘로 70년 가까이 되었다. 그때의 음악과 지금의 음악은 참많은 것이 바뀌었으나 Metal Jazz만의 독특한 음색은 지금의 음악에도 신기할 정도로 잘 녹아든다. 재즈라는 이름표답게 당연히 스윙(Swing)에서 가볍게 연주되고 발라드(Ballard)에서는 달콤한 음색을, 비밥(Bebop)에서는 콕콕 찌르는 엣지(Edge) 있는 음색까지 다재다능하다. 여기에 부드러운 가요의 멜로디나 팝의 시원한 비트에서도 큰 부족함 없이 능력을나타낸다. 셀마나 메이어 종류의 마우스피스를 사용하지만,살짝 부족한 볼륨이 아쉬운 연주자나 하이베플 마우스피스를 쓰고 싶지만 너무 밝은 음색이 부담스러운 연주자, 마지막으로 한 개의 마우스피스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무리 없이연주하는 올 라운드(All Round) 마우스피스를 찾는 연주자에게 오늘의 주인공인 셀마 메탈 재즈(Selmer Metal Jazz) 모델을 추천한다. 이렇게 잘 만든 마우스피스가 단종되어 더는 생산되지 않는다는 소식이 필자의 서운함을 배가시키지만, 셀마에서 앞으로 새로운 버전의 재즈 모델을 만들어주는 날이 다시 오길 희망하며 아쉬움을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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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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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Selmer Metal Jazz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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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Alto Saxophone Mouthpieces – Kanee, Han 8]
- 무더운 여름, 산기슭 아래 계곡은 최고의 피서지다. 계곡 사이로 흐르는 맑고 깨끗한 물에 발만 담가도 온몸에 흐르던 땀 은 순식간에 날아가고 시원한 계곡물에 더위 또한 금세 사라져버린다. 카니(Kanee)의 한(HAN) 알토 마우스피스 역시 연주와 동시에 계곡물처럼 청량한 음색이 귓가를 가득 채우며 솔바람처럼 곁을 스쳐 지나간다. 글 | 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2022년 본지 6월호에 카니(Kanee)에서 만든 테너 마우스피스 송(SONG)을 이미 소개했었다. 카니는 중국에서 만든 마우스피스로 색소폰부터 클라리넷까지 다양한 마우스피스 모델을 생산하고 있으며 색소폰 마우스피스의 종류는 Florida, New York, Classic, Studio, Song, Ming, Tang, Qin으로 다양한데 오늘 소개하는 제품은 한(HAN)이란 이름으로 새로 출시한 알토 색소폰 메탈 마우스피스다. 카니에서 제작한 마우스피스는 CNC 제조 방식으로 만들어져 판매 가격을 낮춘 이후 꼼꼼한 검수를 거쳐 판매된다. 먼저 눈에 보이는 마우스피스 케이스는 이전에 테너 송(SONG) 마우스피스 때 보았던 것과 동일한 슬라이드 방식으로 종이 재질의 상자 한쪽에 마우스피스 정보가 있는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고 마우스피스 본체와 리가처가 스펀지에 고정되어 있다. -사진 ➊ 마우스피스는 무광의 은도금(Silver Matte Finished)으로 마무리 되어있으며 바디 상단에 Kanee의 로고가 보인다. - 사진 ➋ 개인적으로 이전 송(SONG) 마우스피스 바디 상단 로고와 함께 새겨진 화려한 문양이 인상 깊었는데 한(HAN) 마우스피스에서 그 문양이 삭제되어 다른 마우스피스와의 차별점이 없어진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나 대신 은빛 무광의 은은한 존재감이 아쉬움을 달래준다. - 사진 ➌ 생크에는 두 줄의 가로 라인이 있고 위쪽에는 모델명인 한(漢:한나라 한)이 있으며 아래에는 영문으로 한(HAN) 과 그 아래 마우스피스 오프닝이 표기되어 있다. - 사진 ➍, ➎ 리드가 닿는 테이블(Table)은 부드럽게 마무리되어있고 사이드 레일(Side Rail), 팁(Tip Rail) 레일은 얇게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무광의 바디와 다르게 테이블부터 사이드 레일, 팁 레일, 그리고 베플과 마우스 피스 안쪽의 챔버(Chamber)까지 부분은 반사되는 일반적인 은도 금으로 마무리되어있어 무광 바디와 대비를 이룬다. -사진 ➏ 그리고 사이드 레일에서 리드와 분리되기 시작하는 페이싱(Facing)의 커브(Curve)가 대부분 완만하게 시작하는 데 반해 한(HAN) 마우스피스는 육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보아도 확연히 도드라지는 특이한 커브 각이 있어 컨트롤 부분에 걱정이 되었으나 테스트를 진행하며 이것으로 인한 큰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 사진➐ 한(HAN) 마우스피스의 베플(Baffle)은 시작 부분이 짧게 꺾여 내려오는 숏 스텝 베플인데 첫 번째 꺾인 각도 이후 부드러운 베플 면으로 다듬는 다른 마우스피스와 달리 몇 단계에 걸쳐 미세하게 각이 있는 것도 독특한 부분이다. - 사진 ➑ 독특한 부분이 또 있는데 리드를 마우스피스와 결합했을 때 떨어지기 시작하는 둥근 모양의 램프(Ramp)부터 팁 레일까지 리드가 떠 있는 부분을 가리켜 스크린(Screen)이라 부르는데 한(HAN) 마우스피스는 다른 마우스피스에 비해 엄청나게 긴 스크린으로 만들어졌다. 아마도 리드의 떨림을 높이기 위해 만든 디자인으로 보이는데 과연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 사진➒ 제일 먼저 느껴진 한(HAN) 마우스피스의 노멀톤(Normal-Tone)은 옛날 고전 영화 〈두 얼굴의 사나이〉처럼 볼륨에 따라 확연하게 나뉘었다. 적당한 보통 이하의 볼륨인 mf(메조 포르테 Mezzo Forte : 조금 크게), mp(메조 피아노 Mezzo Piano : 조금 작게)에서는 의외로 튀지 않으며 편안하고 여기저기 잘 스며들 것 같은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부담 없는 목소리를 갖는다. 그러나 살짝 힘을 주어 f(포르테 Forte : 크게) 이상의 볼륨으로 이동하는 순간, 마치 평소의 순한 농부가 전장으로 향하는 순간 무사가 되어 날카로운 칼날을 치켜들고 뛰어나가듯 메탈의 차갑고 강렬한 음색이 살아난다. 큰 볼륨에서 이런 밝고 강한 하이베플(Hi Baffle)과 같은 성향은 고음보다 저음에서 더 힘을 받고 드러난다. 한(HAN) 마우스피스는 전반적으로 코어가 넓게 퍼지며 밝고 답답하지 않은 음색을 가졌다. 물론 두꺼운 리드를 사용해 코어를 좀 단단하게 만들어 밝은 음색을 조금 완화 시킬 수도 있지만, 다양한 리드로 테스트해 보니 본인에게 편안한 탄성의 리드를 사용해 한(HAN) 마우스피스가 가진 밝은 음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더 권하고 싶다. 그래야 볼륨을 희생시키지 않고 비트 있는 장르를 연주할 때 텅잉의 반응이 잘 살아 꾸밈음과 같은 표현이 날카롭게 표현할 수 있고 가요나 팝의 멜로디를 연주할 때 선명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HAN) 마우스피스가 아주 높은 하이 베플 마우스피스는 아니지만, 철판 떠는소리와 같은 높은 주파수의 버징(Buzzing)이 큰 볼륨에서 비례적으로 함께 커져 밝은 성향을 높이는 효과를 만든다. 강하게 푸쉬 할 때 한(HAN) 마우스피스의 파워는 폭풍 속의 거대한 파도와 같은 무시무시한 헤비급의 펀치는 아니지만, 계곡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만큼 충분히 시원하고 부족함이 없어 펑키한(Funky) 강렬한 비트의 음악도 쉽게 풀어 간다. 고음도 일정 볼륨 이상에서부터 확실히 밝은 하이 베플 성향을 보이지만 거칠거나 아주 날카롭지 않다. 또 중간 이하의 볼륨 에서는 하드러버만큼의 따스함은 아니지만 로우 베플 마우스피스의 예쁜 고음도 살짝 갖고 있어 고음에서 다양한 표정으로 노래할 수 있다. 강하게 연주할 때 일반적으로 고음에서 자주 보이는 볼륨이 줄어드는 현상이 크지 않아 답답함 없이 선명한 고음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그리고 연주자가 예민하게 느끼는 팜 키(Palm Key) 이상의 고음인 “가 포지션” 즉, 알티시모(Altissimo) 영역도 준수한 능력을 보인다. 알티시모음 간의 이동시 특별히 어렵게 걸리는 음도 없고 볼륨도 나쁘지 않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컨트롤 능력도 평균 이상이라 빠른 템포(Tempo)에서 자유로이 고음으로 넘나들 때 실수에 대한 부담이 적다. 한(HAN) 마우스피스의 서브톤(Sub-Tone)은 하드러버의 포근하고 달콤한 음색과는 다르다. 반죽으로 만두피를 넓게 밀 때처럼 순식간에 퍼지며 밝고 살짝 거친 엣지(Edge) 음색이 담백하고 차분하게 바뀐다. 마치 걸쭉하고 진한 콩국의 입자가 노멀톤이라면 콩국은 믹서에 갈아 입자를 작게 만들고 거기에 우유를 넣어 만든 고소한 두유의 느낌이다. 노멀톤에서 서브톤으로 변환이 어려운 마우스피스는 아니지만 앙브슈어 윗니의 위치에 따라 조금은 예민해질 수 있으니 잘 안되는 분들은 참고하길 바란다. 그리고 필자가 메인으로 사용하는 알 마우스피스의 오프닝은 8호기에 한(HAN) 마우 스피스 역시 8호를 테스트했으나 실제 체감 호수는 7~7* 정도로 느껴지니 본인의 호수보다 한 호수 높여 선택하는 것을 권하는 바이다. 마우스피스와 함께 동봉된 리가처는 이전 송(SONG) 마우스피스에서 보았던 것과 사이즈만 다르고 동일한 방식의 리가처이다. 2밴드 리가처의 한쪽에 카니(Kanee) 마크를 새겨 넣고 은도금으로 마무리하여 무광 은색의 마우스피스 본체와 은근히 잘 어울린다. 이전과 같이 리가처는 리드를 가로로 두 줄이 잡고 그 안에 낮은 4개의 돌기가(Dot)가 있어 리드에 닿는 면적을 최소화해 울림을 최대화하려는 형식의 리가처다. 또 리드의 밀착력을 높이고 리드 체결 때 움직임을 막기 위해 양쪽 모서리 부분에 살짝 굴곡을 만들어 놓은 것도 이전에 칭찬했던 부분이다. - 사진 ➓ 그러나 처음부터 편하게 조이고 풀어지던 이전 모델과 달리 상당히 뻑뻑하게 조이고 풀어지는 조임 나사로 인해 기분 좋은 연습의 시작이 불필요하게 신경 쓰이곤 했다. 물론 리가처 나사에 윤활 그리스(Grease)를 도포하고 며칠 동안 사용 후, 리가처가 자리를 잡고 나서 심하게 뻑뻑했던 것이 일정 부분 해결되었으나 성능과 상관없는 부분으로 인해 불편한 느낌을 받는 것은 약간 아쉬운 대목이다. 카니 한(HAN) 마우스피스 바디의 크기는 일반적인 메탈 마우스피스의 크기보다 커서 호환되는 리가처가 적기에 더욱 동봉해주는 리가처에 신경써주길 바라는 바다. 한(HAN) 마우스피스는 전체적으로 밝고 시원한 음색, 거기에 소프트(Soft)와 하드(Hard)함을 어우르는 장점이 있다. 그러기에 메이어(Meyer)나 셀마(Selmer)와 같은 종류의 하드러버 마우스피스를 사용하는데 좀 더 큰 볼륨과 아울러 다른 성향의 메탈 마우스피스를 사용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꽤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일단 마우스피스 본체의 사이즈도 타사 메탈 마우스피스에 비해 커서 처음 마우스피스를 바꾸고 확 작아진 앙브슈어(Embouchure)에 오는 이질감도 적어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음색 변화의 폭은 충분히 느끼지만, 극한 반대의 성향이 아니기에 적응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설령 본인이 찾는 소리가 아니더라도 높은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되는 카니의 가격 경쟁력도 한몫한다. 물론 위에 나열한 모든 이유 말고도 카니 한(HAN) 마우스피스 본연의 개성 있는 음색만으로 한 번쯤 경험해 봐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고도 남는다. 앞으로 카니의 더 다양한 마우스피스를 만나길 기대해본다. * 본 글은 마우스피스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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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Alto Saxophone Mouthpieces – Kanee, Han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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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Gottsu VI 6호
- 보글보글 끓고 있는 구수한 청국장을 따뜻한 밥에 올리고 한 수저 맛보면 그 진한 맛의 향연에 빠지게 된다. 이번 달 주인공 고슈 (Gottsu)의 VI 모델은 김치찌개처럼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지만, 비교할 수 없는 진한 감칠맛 나는 청국장의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고슈(Gottsu) 마우스피스는 일본인 고토 마사히코(Masahiko Goto)가 2005년에 만든 회사로 그의 어릴 적 별명인 고슈(Gottsu)를 회사 이름으로 만들었다. 이후 2008년 세피아 톤(Sepia Tone) 마우스피스 라인을 출시했고 지금까지 고슈에서 가장 인기 높은 마우스피스가 되었다. 2014년 고슈는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 기계를 도입하여 정밀 가공과 전통적인 수작업 기술을 결합한 마우스피스를 제조하기 시작했고 오늘 소개하는 소프라노 세피아 톤 VI 모델 역시 하나하나 고토 마사히코의 수작업으로 직접 완성되고 테스트 되어 만들어졌다. 참고로 모델명인 VI를 로마 숫자로 오인해“식스(Six)”로 읽는 경우가 많은데 VI 모델은 과거 빈티지(Vintage) 마우스피스를 모티브(Motive)로 개발되었기에 “ 세피아 톤 식스”가 아니라 “세피아 톤 브이 아이”로 읽는 것이 이 모델의 정확한 이름이다. 고토 마사히코는 재즈 색소폰을 사랑하게 되며 대량생산되는 마우스피스에 만족하지 못했고 높은 품질의 빈티지 마우스피스를 찾기 시작했지만, 이 역시 쉽게 구하지 못해 결국 지금의 고슈 마우스피스 회사를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고슈는 연주자들에게 과연 어느 정도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지 지금부터 알아보자. 아주 가벼운 나무 상자 뚜껑엔 고슈(Gottsu)가 크게 각인되어 있고 옆면에 마우스피스의 정보가 있는 흰색 스티커가 붙어 있다. - 사진 ➊, ➋ 상자를 열면 고슈 로고가 쓰여있는 부드러운 파우치가 보이고 그 안에 비로소 작고 앙증맞은 마우스피스가 들어있다. - 사진 ➌ 마우스피스의 몸통 위에 브랜드와 모델명인 [Gottsu VI] 가 크게 쓰여있고 생크(Shank) 상단에는 두 개의 띠 사이에 [Sepia Tone] 이 새겨있다. - 사진 ➍ 이제 마우스피스를 뒤집어 보면 생크 하단 부분에 [Japan]이 보이고 리드가 닿는 매끈한 테이블(Table)에는 마우스피스 호수인 [6]이 각인되어 있다. - 사진 ➎ 테이블에서 이어진 사이드 레일(Side rail)과 팁 레일(Tip rail)은 최근에 만난 마우스피스 중에 가장 얇은 두께이며 사이드 레일은 좌, 우 대칭이 정확하고 팁 레일 역시 얇지만 일정한 두께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 사진 ➏ 베플은 롤 오버 베플(Roll-over baffle) 형식이지만 세피아 톤 알토나 테너 마우스피스에 비해 더 낮아 거의 플랫(Flat)에 가깝다. - 사진 ➐ 마우스피스의 이름인 “세피아”의 뜻을 찾아보니 「오징어의 먹물에서 뽑은 불변색의 암갈색」이란 뜻이고 이것을 원료로 한 암갈색 혹은 진한 오렌지색의 다갈색 그림물감을 만들어 수채화와 펜화에 주로 쓰인다. 작은 틈도 보이지 않게 딱 떨어진 잘 만든 나무 케이스의 따뜻한 질감과 함께 갈색으로 크게 쓰여있는 고슈의 로고, 검은색 바탕에 다갈색의 글씨체가 쓰여있는 부드러운 파우치, 그리고 VI 마우스피스의 공통된 세피아 색감에서 고슈의 꼼꼼함과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며 테스트 전부터 마우스피스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높아졌다. 필자는 이미 예전에 고슈 알토 마우스피스를 경험한 적이 있었고 그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이번 소프라노 VI를 구매할 때 큰 걱정 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악기에 연결해 불어보니 첫소리부터 울려 나오는 음색은 과거 알토 마우스피스를 연상시키며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소리 하나하나가 흩어지지 않고 서로 잡아당겨 모아 주기에 중·저음의 무게감이 느껴지며 선명함이 높은 편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음색은 밀도가 높고 단단해 어두운(Dark) 성향이 높아 포근함이 작은데 고슈의 VI는 분명히 어두움이 있는데도 신기하게 내 귀에 포근하게 울리는 음색이 귓가에 맴돈다. 이건 알토나 테너 색소폰에 비해 소프라노 색소폰의 고음역이 “세피아 톤 VI” 모델의 어둡고 무거운 음색을 완화시켜주는 효과도 있고 거기에 소리의 입자가 작고 동글동글해 서로 모여도 공격적이지 않고 편하게 만들어 주는 듯 보인다. 그리고 아무래도 낮은 베플로 만들어져 베플이 높은 다른 마우스피스처럼 직선으로 강하게 뻗어나가는 성향은 아니지만, 코어(Core)의 단단한 소리가 공간을 채우며 만들어지는 전달력은 우수하다. 연주하다 보면 소리를 끊을 때, 스타카토(Staccato)와 같이 급하게 없어져야 할 때가 있고 은은하게 잔향을 남겨 부드러움과 함께 여운을 만들 때가 있다. 이때 마우스피스에 따라 잔향이 길거나 짧게 만들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잔향을 만드는 과정에서 살짝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행히 VI 마우스피스는 이 부분에서 아주 높은 능력치를 가지고 있어 연주하는 내내 원하는 대로 잔향의 조절이 이루어져 공간감이 우수하게 표현된다. 방음과 특히 흡음이 잘 되어있는 필자의 개인 연습실은 악기 소리가 바로 흡수되어 울림이 없이 색소폰 날 것의 먹먹한 소리로 들리는데 “세피아 톤 VI”로 연주할 때 약간의 과장을 섞으면 잔향을 만들어 콘서트홀 부럽지 않은 공간감을 살릴 수 있다. 이제 볼륨을 강하게 높이면 저음은 더 단단해지며 묵직하고 어두운 음색이 살아나 보통 볼륨에서 보이지 않던 쭉 뻗는 강한 음색이 생겨난다. 중음에서 볼륨을 키우면 더 단단해지는 것은 저음과 같지만 어두운 성향보다 밝은 성향이 약간 증가하여 소프라노 색소폰이 가져야 하는 화려함을 만족시킨다. 그래도 중·저음에서 정말 강한 소리로 연주해도 경기 전 패기 넘치는 젊은 선수의 고함처럼 많이 딱딱하거나 거친 소리가 아닌 크지만 잘 정제된 테너 성악가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처럼 단단하게 꽉 찬 음색이다. “세피아 톤 VI”는 고음에서 또 다른 매력을 가진다. 아무래도 소프라노는 알토나 테너 색소폰에 비해 팜키(Palm Key) 영역부터 시작하는 음들이 까다로운데 VI 모델은 고음에서 입에 걸리는 부하도 적고 무엇보다 조종성이 좋아 고음에 대한 부담이 적다. 그리고 중·저음의 장점인 음의 선명도가 고음에서도 이어지며 더 또렷하게 음을 전달한다. 거기에 고음에서 음과 음 사이의 연결이 아주 부드럽고 매끄러워 색소폰의 표현 능력을 넓혀준다. 심지어 볼륨을 높여도 음이 거칠게 갈라지거나 투박하지 않기에 발라드에서 느린 멜로디의 섬세한 감정 표현부터 빠른 스윙에서 편안한 고음 솔로를 만드는데 유리하다. 물론 고음에서 최대한 볼륨을 높여도 일반적인 마우스피스와 같이 약간의 볼륨 저하 현상은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얇아져 신경질적이거나 귀를 자극하는 음색은 아니고 아기 고양이의 귀여운 울음처럼 또렷함이 강조되는 정도의 이쁜 음색이다. 또 이 모델의 장점은 불기 쉽다는 것이다. 아무리 본인에게 좋고 이쁜 음색을 가지고 있어도 마우스피스에 들어가는 호흡의 저항력이 매우 강하거나 조종성이 나쁘면 연주하며 지속적으로 신경이 쓰이기에 스트레스 요인이 되고 결국 연주에 방해가 된다. 그래서 마우스피스가 가진 저항력이 낮아야 편안한 연주가 가능하다. 그렇다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세피아 톤 VI”가 입만 대면 소리가 술술 나는 정도의 저항력 제로(Zero)의 마우스피스는 아니지만, 상당히 낮은 수준의 호흡 저항력만으로 충분히 본연의 음색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마우스피스다. 물론 리드의 셋업에 따라 당연히 저항력이 높아질 수 있고 그에 따라 음색도 일정 부분 바뀔 수 있으나 필자가 이야기하는 낮은 저항력 수준이라는 것은 연주자에 따라 상대적일 수 있지만 낮은 저항력에서도 VI만의 음색을 낼 수 있고 굳이 저항력을 높여도 아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저음부터 고음까지 조종성 능력도 일정 수준 이상이기에 이 마우스피스를 처음 만나는 연주자도 어렵지 않게 친해질 수 있는 장점도 더해진다. “세피아 톤 VI”의 중음과 저음의 안정감은 서브톤(Subtone)에서 더 빛을 발한다. 먼저 서브톤 조종성이 쉬운 편이기에 노멀톤(Normal-tone)에서 서브톤으로 변화가 쉽게 이루어져 연주 시 불편함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변화된 서브톤 음색은 단단하게 모이는 것을 넓게 펴주는 느낌이고 가볍고 따스한 느낌보다는 약간의 물을 머금은 스펀지처럼 부드럽지만, 무게감이 있는 정도의 음색이다. 그래도 복식 탁구에서 두 선수가 서로의 단점을 커버하며 승리를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확실히 서브톤 테크닉으로 VI가 갖고 있는 중·저음의 어두운 음색을 완화해주기엔 충분하고 자칫 놓치기 쉬운 소프라노 색소폰의 따스한 이미지를 살려주는 역할도 잘 해낸다. 마지막으로 고슈 “세피아 톤 VI”는 리가처 없는 마우스피스 단품만 판매하는데 일반 하드러버 사이즈와 많이 다르지 않아 리가처는 큰 고민 없이 사용할 수 있고 최근 만난 마우스피스 중에 가격도 높지 않아 만족감이 높다. 노래 제목 중, 음악과 제목이 딱 어울리는 곡이 있고 어떤 곡은 제목을 보고 물음표가 떠오르는 곡이 있다. 고슈가 만든 소프라노 마우스피스“세피아 톤 VI(Vintage)”을 연주해보면 바로 고개가 끄떡여질 만큼 재즈 황금기 시대의 빈티지 소리에 세피아 색채를 더한 것 같이 이름과 음색이 잘 어울린다. 어둡지만(Dark) 짙은 브라운 계열의 편안함이 녹아 있고 과거에 들었던 익숙한 음색과 함께 고슈만의 현대적인 해석이 섞여 있다. 때론 음악 장르에 따라 좀 더 튀면서 자극적인 마우스피스로 연주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세피아 톤 VI”처럼 쉽게 질리지 않고 어느 장르에나 다 잘 어울리는 개성 만점의 마우스피스는 끊임없이 많은 연주자에게 사랑받는다. (월간색소폰)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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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Gottsu VI 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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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10MFAN CELEBRATION 6*호
- 우리나라 태권도는 이제 더 이상 한국만의 전통 무술이 아닌 세계인들과 함께하는 무술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다양한 민족과 세대가 원하는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개발되고 발전되어 지금은 태권도를 기반으로 한 댄스부터 다양한 퍼포먼스까지 생겨나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텐엠팬(10MFAN)에서 만든 셀러브레이션(CELEBRATION) 모델도 전통 마우스피스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연주자들의 니즈에 맞춰 개발된 마우스피스로 태권도처럼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10MFAN 브랜드의 시작은 버클리 음악 대학에서 필우즈 장학금을 받고 이후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공부한 색소폰 연주자 마크 세피누크(Mark Sepinuck)가 졸업 이후 30년 동안 빈티지 마우스피스 딜러를 하며 누구보다 많은 마우스피스를 소유하고 수많은 마우스피스를 경험한 기반으로 2013년에 설립한 마우스피스 회사이다. 색소폰에 대해 관심이 많은 구독자는 이미 10MFAN 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마크 세피누크는 콘(Conn)에서 만든 색소폰 중 하나인 10M 모델을 좋아하는 팬(Fan) 이였기에 이미 오래전부터 본인의 아이디로 10M 과 Fan을 합쳐 10MFAN으로 사용해왔고 마우스피스 회사의 이름을 만들 때 고민 없이 텐엠팬(10MFAN)으로 사용한 것이라 이야기한다. 그리고 독특한 점은 본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제작하는 것이 아닌 현존하는 최고의 마우스피스 전문가이며 제작자인 브라이언 파웰(Brian Powell)과 에리크 그래이프하겐(Erik Greiffenhagen)에게 의뢰하여 함께 만들고 있기에 완성도가 높은 마우스피스로 평가되고 있다. 열심히 세차하고 왁싱을 마친 자동차의 매끄러운 도장 면처럼 10MFAN 의 셀러브레이션 (Celebration) 모델은 질 좋은 독일산 경질고무를 사용해서인지 진한 검정의 윤기가 흐를 정도의 반질반질한 모습이 첫인상을 남긴다. 바디 위에 큼지막한 회사 로고인 10MFAN이 자리잡고 그 아래에 역시 두꺼운 폰트로 모델명인 셀러브레이션(Celebration)이 새겨있다. - 사진 ➊ 바디의 옆 부분을 보면 이 마우스피스의 태생을 보여주듯 U.S.A.가 있고 다른 편에는 마우스피스의 호수가 새겨있다. - 사진 ➋, ➌ 생크에도 금색의 가로 3줄을 만들어 눈에 훅 들어오는 효과가 좋다. - 사진 ➍ 전통적인 바디의 크기와 모습이지만 진한 검정 바탕에 전체적으로 두꺼운 금색의 폰트로 대비되어 상당히 화려한 모습을 가졌다. 그러나 너무 꾸민듯한 화려함이 아닌 딱 하나의 포인트만으로 화려함을 나타내어 질리지 않는 외형이다. 마치 검은색 세단에 커다란 금색 휠로 바꾸는 것이 튜닝계의 암묵적인 국민(?) 룰(Rule)인 것처럼, 검정과 골드의 조합은 묵직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미학이다. - 사진 ➎ 마우스피스를 뒤집어 리드가 닿는 테이블 (Table)을 자세히 보면 다듬을 때 생기는 긴 세로줄이 보이지만 역시나 부드럽게 마감 처리되어 리드와 밀착력을 높였다. - 사진 ➏ 테이블에서 연결된 사이드 레일(Side rail)은 요즘 마우스피스에 비하면 두껍게 만들었고 팁 레일(Tip rail)은 반대로 상당히 얇으며 확대하여 보면 기계가 아닌 손으로 깎은 흔적이 확실하게 보인다. - 사진 ➐ 베플은 팁 부분만 있는 롤 오버 베플(Rolled Over Baffle)의 형식이지만 베플의 끝부분을 이전 방식처럼 부드럽게 다듬지 않고 스탭 베플처럼 확실한 경계를 만든 것이 10MFAN 라인업 중 셀러브레이션 모델만의 큰 특징으로 이 마우스피스의 성향과 성격을 베플의 모양으로 힌트처럼 알려준다. - 사진 ➑ 셀러브레이션 모델은 처음 몇 번의 저음 테스트에서 높은 컨트롤 능력을 보여주었다. 저음의 어떤 음으로 옮겨 다녀도 불편한 느낌이나 의외성 없이 큰 소리부터 작은 소리까지 원하는 음을 꺼내 주었고 저음의 강한 표현이나 부드러운 표현마저 부담 없이 만들어 낸다. 그로 인해 악센트(Accent)와 같은 볼륨으로 만드는 테크닉은 당연히 보너스처럼 쉽게 가질 수 있다. 셀러브레이션의 진한 검정 바디를 보면 어떤 볼륨에서든 저음은 무겁고 진한 색채를 가질 것으로 느껴지지만 막상 크지 않은 보통 볼륨에서는 예상을 뒤집고 살짝 밝은색과 적당히 퍼지는 음색이다. 그러나 볼륨을 높이면 소리가 중심으로 모이며 묵직함이 더해지고 하드러버 로우 베플 마우스피스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향이 같아진다. 이렇게 코어가 두꺼운 저음의 매력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다. 필자도 테스트하며 고음보다는 저음을 더 집중적으로 푸시(Push) 할 때 보다 많은 즐거움을 느꼈다. 이제 방향을 바꿔서 서브톤(Sub-tone) 테크닉을 사용해 본다. 서브톤 음색은 한밤의 자욱한 안개처럼 어둡고 깊게 걸려 다른 마우스피스들이 만드는 서브톤의 편안함보다는 무거운 감정이 얹어지는 기분이다. 아울러 서브톤의 접근성이 리드에 따라 불규칙한 반응을 보일 때도 있어 깊은 서브톤을 중요시하는 연주자에겐 호불호가 갈릴 듯싶다. 그러나 셀러브레이션 모델이 가진 서브톤 보다 노멀톤 소리가 훨씬 매력적이어서 필자는 서브톤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생기지 않았다. 중간 음역을 살펴보면 이 마우스피스의 특징이 보이기 시작한다. 먼저 보통 볼륨에서 얼핏 들으면 그냥 로우 베플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처럼 들리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로우 베플의 통통한 소리와 하이 베플의 버징(Buzzing) 소리가 섞여 묘한 음색이다. 마치 부드러운 수프에 딱딱한 바게트를 부숴 넣어 따뜻하고 달콤한 수프 맛과 딱딱하던 빵이 수프에 녹으며 적당히 바삭한 식감으로 변한 고소한 빵이 함께 만드는 맛이다. 이건 볼륨을 키워도 변함없이 일정하게 음색이 유지되어 셀러브레이션의 매력을 잘 어필한다. 물론 앙브슈어(Embouchure)의 변화를 만들어 압력을 높이면 약간은 하이 베플 느낌이 증가하지만 그렇다고 직진 성향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저음에 비해 확실히 선명도는 높아 섬세한 표현이 수월한데 이건 일반 로우 베플 마우스피스가 Full HD 화면이라면 셀러브레이션 모델은 QLED 화면처럼 더 선명한 색감을 보여주는 것과 비슷하다. 고음을 연주하면 셀러브레이션 모델과 일반적인 로우 베플 마우스피스와의 차이점이 확실히 느껴진다. 저음과 중음에 비교하여 조금은 부피가 줄었지만 반대로 소리의 직진성이 증대되어 화살처럼 과녁에 딱 꽂히는 성향으로 바뀌었다. 마치 저음은 라이트헤비급 선수의 묵직한 무게감과 더불어 한방의 파워가 느껴지고 중음은 웰터급 선수의 강한 근육과 유연성이 보이며 고음은 라이트급 선수로 파워는 줄었지만 빠르고 정확한 동작으로 링 안을 장악하듯 셀러브레이션의 고음은 날렵하고 가볍게 연주되어 무대 위에 화려함을 수놓는다. 그러나 중 저음의 테스트 뒤에 고음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컸는지 다른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와 비슷한 볼륨에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더 높은 고음인 알티시모 (Altissimo)에서의 움직임은 꽤 편안하다. 역시 볼륨은 3옥타브 고음과 마찬가지로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대신 불편한 음 없이 원하는 음으로 이동이 편하고 알티시모 전역의 톤이 일정해 안정적인 느낌이 들어 최고 높은 영역에서도 가볍고 아름답게 노래할 수 있다. 10MFAN의 셀러브레이션 모델은 밝은 소리와 어두운 두 개의 소리가 합쳐져 상당히 선명하고 입체적인 음색을 만들어낸다. 물론 여러 종류의 리드로 테스트를 진행해도 전체적으로 밝은 성향이 남아있거나 혹은 리드에 따라 완전히 밝은 소리가 강조되는 것으로 보아 오토링크 하드러버 계열보다는 확실히 밝은 성향이다. 그러나 보통 이상의 큰 볼륨으로 연주하면 셀러브레이션만의 진한 음색이 배어 나와 그 어떤 마우스피스 부럽지 않은 소리로 바뀐다. 특히 중음, 저음에서 이 음색이 빛을 발산해 굳이 고음까지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매력이 높다. 이제 아쉬운 부분을 이야기하려 한다. 10MFAN에서 광고하는 내용 중에 큰 볼륨과 따뜻한 음색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테스트를 진행하며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우선 볼륨에 대한 부분은 6*호라는 호수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한계이고 더 큰 호수의 셀러브레이션 마우스피스를 사용하면 아마도 해결될 문제겠지만 그래도 타 브랜드의 6*호보다는 더 크고 강력한 소리를 기대해서인지 비슷한 볼륨에 약간의 실망감이 생겼다. 또 따뜻한 음색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양한 브랜드와 다른 호수의 리드로 바꾸어도 필자가 생각하는 따뜻한 음색은 많지 않았다. 셀러브레이션의 크기는 오토링크 테너 색소폰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의 사이즈와 외형에서 크게 다르지 않아 리가처 역시 하드러버용 리가처를 사용하면 되기에 리가처 선택에 대한 불편함이 없고 또한 오토링크 계열을 사용하던 연주자라면 입안에 물리는 비크의 각도 역시 큰 차이가 없어 마우스피스에 적응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 사진 ➒ 재즈 역사에서 뺄 수 없는 오토링크 레소 체임버(Reso Chamber), 슬랜트 시그니처(Slant Sig), 얼리 베빗(Early Babbitt) 마우스피스를 기반으로 10MFAN 만의 영감을 녹여 만들어 낸 셀러브레이션(Celebration) 마우스피스는 과거의 아름다움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로우 베플 하드러버 마우스피스를 좋아하며 거기에 살짝 카랑함과 선명함을 주고 싶은 연주자라면 셀러브레이션 마우스피스가 좋은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다. 마치 섞기 어려운 동그라미와 네모 사이에 육각형 모양을 그려 넣듯이 전통적인 오토링크 사운드에 변화를 주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고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해진다. (월간색소폰)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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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10MFAN CELEBRATION 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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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D&S OD 8호
- 적당한 면발의 쫄깃함, 국물에 녹아있는 진한 향과 염도의 밸런스, 입에서 녹아버리는 두툼한 차슈, 20년 전 일본인 친구가 데려갔던 도쿄 라멘은 이렇게 맛있는 기억으로 남아 필자가 애정하는 또 하나의 메뉴가 되었다. 자연스레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라멘을 찾아다니며 맛본 것 모두 분명 맛있는 라멘이었으나 일본에서 먹었던 그 맛을 채워주지 못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찾은 일본에서 맛본 라멘은 기대와 다르게 우리나라 라멘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20년 전의 그 라멘집이 아니기에 맛이 다른 것인지 아니면 라멘에 대한 환상을 스스로 만든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오늘 소개하는 우리나라의 D&S OD 마우스피스가 과연 오토링크 더블 링 (Otto Link Double Ring)의 맛을 얼마만큼 보여줄 수 있을지 알아보자. 지난 1월 호에 D&S OS 모델을 소개하며 과거보다 더욱 좋아진 마우스피스의 음색과 품질을 알 수 있었고 그로 인해 D&S에서 얼마 전 새롭게 출시한 OD 모델의 궁금증이 더해져 이번 달의 주인공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먼저 D&S OD의 이름은 Otto Link Double Ring을 모티브로 만들었기에 스펠링의 약자를 따서 단순 명료한 모델명을 지었다. 오토링크 더블링은 현재 소량만 남아 빈티지 마우스피스 중에 슬랜트 시그니처와 함께 높은 몸값을 자랑하고 있는 마우스피스로 국내외 마우스피스 제조사에서 복각 마우스피스를 많이 만드는 마우스피스 중의 하나이고 D&S에서도 OD 모델을 드디어 만들었다. 이제는 익숙해진 투명한 D&S의 원통형 마우스피스 케이스의 뚜껑에 손글씨로“D&S, OD 110, Hand Made”로 모델명이 표기되어 있다. - 사진 ➊ 마우스피스 본체는 오리지널 오토링크의 메탈 마우스피스의 몸통을 가로지르는 툭 튀어나온 기둥까지 똑같이 만들어 얼핏 보면 오토링크로 오해할 만큼 닮아있다. 그러나 기둥에 [Otto Link]대신 [D&S Custom]이 새겨놓아 정확한 정보와 더불어 전통적인 미적 감각을 잘 살렸다. - 사진 ➋ 바디의 옆면에는 항상 표기하는 마우스피스 정보를 직접 손글씨로 새겨놓았다. “OD 110 D&S Donghee”- 사진 ➌ 바디에서 얇게 이어진 생크에는 오리지널 더블링의 디자인을 살려 두 줄의 라인을 만들어 넣어 이 마우스피스의 조상이 누구인지 명확히 밝혔다. - 사진 ➍ 윗니가 닿는 바이트 플레이트(Bite Plate) 역시 오리지널과 같은 검은색으로 넓게 만들었지만, 가로 끝까지 이어져 자주 파손되는 오리지널과 다르게 가로 폭을 살짝 줄여 내구성을 높인 듯 보이고 모든 D&S사의 마우스피스처럼 BG사의 마우스피스 패치가 그위에 붙어있다. - 사진 ➎ 리드와 맞닿는 중요한 테이블은 자세히 살펴보면 미세한 세로줄이 보이지만 손끝이나 손톱으로 만져도 걸리는 부분 없이 매끄럽게 마감되어 리드의 밀착력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 사진 ➏ 사이드 레일(Side rail)과 팁 레일(Tip rail)은 얇지만, 일정하게 연결되어 있고 마무리 작업 또한 깔끔하다. - 사진 ➐ 베플은 손으로 만져도 눈으로 보아도 거의 보이지 않는 낮은 로우 베플(Low Baffle)로 체임버까지 연결되어 있다. - 사진 ➑ 묵직한 메탈 오토링크 디자인에 은도금으로 마무리되어 산뜻한 느낌이 더해져 마치 정복을 입은 파일럿의 든든한 느낌에서 비행을 마치고 사복으로 갈아입은 깔끔한 멋쟁이 모습까지 그려진다. 늘 그렇듯 처음 테스트는 편안한 중간 음역에서 시작한다. 별다른 기교 없이 불어본 노멀톤(Normal-Tone)은 음의 잔향이 길고 풍부하며 다크(Dark)한 음색을 갖고 태어났다. 좀 더 연주해 보니 확실히 하드러버보다 메탈 마우스피스 엣지(Edge)의 시원한 소리 성향이 조금 섞여 있고 볼륨을 더 높일수록 이 엣지의 시원한 성향이 증가한다. 그러기에 “다크함 = 무거움”이라는 공식을 깨고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은 어느 정도 부담 없는 중간 무게감을 느껴진다. 즉, 균형미가 좋아 크게 장르 구별 없이 다양한 음악 표현이 유리한 포지션이다. 스타카토(Staccato), 밴딩(Bending), 오버톤(Over-Tone) 등 다양한 테크닉을 구사해 보면 최신 마우스피스답게 컨트롤은 편안함이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다음 앙브슈어(Embouchure)의 압력과 위치를 변화시키면 엣지의 시원한 성향이 줄어들지만, 소리는 더 중심으로 모이며 직진성은 높아져 후보정 작업을 끝낸 사진처럼 색채가 짙어지는 효과를 얻는다. 고음으로 이동해 보면 메탈 마우스피스의 카랑함은 살짝 많아진다. 그렇다고 해서 색소폰 연주자들끼리 얘기하는 고음의 날리는 소리가 아닌 중음의 다크함이 어느 정도 남아 있어 고음에서도 안정감이 유지된다. 이건 마치 종이비행기가 바람을 타고 나르는 가벼운 느낌보다는 바람을 이기고 나르는 드론과 같은 안정감이다. 더 높은 고음인 “가 포지션” 영역의 알티시모(Altissimo)도 안정적인 음색과 중 상 이상의 컨트롤 수준을 보여준다. 그러나 리드에 따라 약간은 다른 컨디션을 보여주기도 하니 알티시모를 섬세하게 표현하거나 많이 사용하는 연주자라면 다양한 리드 테스트를 통해서 최상의 리드 선택을 미리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고음의 전체적인 볼륨은 부족함이 없고 하이베플 마우스피스에서 느껴지는 고음의 뾰족한 날카로움보다는 덜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카랑함이 충분한 펀치력과 선명함을 높여주기에 고음역의 멜로디 표현에서 답답함이나 먹먹함 없이 소리가 퍼져 나간다. 테너 색소폰의 장점인 저음은 어떨까? 강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먹만 한 짱돌이 바로 OD 모델의 저음과 같다. 손으로 들어보면 안이 꽉 차 있어 묵직하고 겉면은 오랜 시간을 물과 바람의 마찰로 인해 둥그런 모양이다. 상대적으로 반대 성향의 다른 마우스피스 저음은 건축에서 쓰이는 빨간 벽돌처럼 직사각형으로 각이 져 있고 짱돌에 비해 쉽게 깨지고 겉면은 거칠다. 이런 거친 종류의 소리는 자칫 큰 볼륨에서 시끄럽게 들리지만 OD 모델은 단단하지만 거칠지 않은 저음을 가졌다. 이 저음의 단단함은 볼륨을 줄여도 유지되어 다크한 음색이 사라지지 않고 반대로 이번엔 저음의 볼륨을 극한으로 높이면 음색이 약간 오픈되며 웅장한 사운드를 만들어 준다. 이렇듯 ff의 큰 소리의 표현에 부족함은 없지만 다른 큰 볼륨의 마우스피스와 직접 비교해 보면 아주 큰 볼륨만을 위해 태어난 마우스피스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앞서 말한 것처럼 거칠지 않은 음색으로 인해 무게감은 높으나 파괴력은 적은 편이라 퓨전 장르의 강렬한 전자 악기 음색과 섞이면 음향에 따라 무디게 느껴질 수 있다. 서브톤(Sub-Tone)은 역시 풍부하지만 솜사탕처럼 아주 가볍지 않고 약간의 무게감이 있는 편이며 넉넉한 음량도 가졌고 서브톤을 사용하는 조종성은 중간 이상의 능력이 있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OD 마우스피스는 오리지널 오토링크 바디 모습까지 그대로 복각했기 때문에 리가처의 선택에 제한이 있다. 그래서인지 다른 모델처럼 저가형 리가처를 포함 시키지 않고 리가처를 전문으로 만드는 “에코 마스터 - Echo Master”에서 메탈 오토링크 용으로 제작한 리가처를 선택하였다. 필자는 이미 이 회사의 리가처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기에 OD 모델에 이 리가처의 선택이 만족스럽다. 에코 마스터는 리가처의 왕이라 불리는 브릴하트 리가처를 복원한 만큼 기능은 뛰어나고 아무래도 오토링크 모델을 위해 만들어진 리가처이기에 당연히 마우스피스와의 결속력은 우수하다. 리드와 닿는 부분은 에폭시 재질로 되어있고 에폭시 바깥 부분을 일자 레일 모양으로 만들어 리드에 붙게 되어있다. 리가처 본래의 기능에 충실하며 마우스피스의 울림을 방해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만들어 준다. 추후에 리가처 특집을 기획 중인데 기회가 된다면 그때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3밴드의 은은한 금색 리가처와 은도금의 마우스피스가 잘 어울리며 마치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같은 고급스러운 느낌까지 자아낸다. - 사진 ➒ 다만 리가처의 단품 판매가격이 더해지다 보니 구매 비용이 커지는 아쉬움은 있다. 그리고 마우스피스 캡은 아쉽게도 오리지널 오토링크와 같은 재질과 형상이 아닌 비크(Beak) 부분만 끼우는 실리콘 재질의 캡으로 최근에 자주 보이는 저가형 캡인데 막상 사용하면 의외로 불편함은 없다. - 사진 ➓ 테스트를 진행하며 굳이 오리지널 오토링크 더블링과의 비교보다 OD 모델의 독자적인 해석이 더 편한 만큼 완성도가 높다. 테너 색소폰 연주자라면 한 번쯤 두툼하고 묵직한 테너의 음색과 강하고 날렵한 테너의 음색 중에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해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D&S의 OD 모델은 분명 전자에 속하는 음색이지만 완전히 무거운 음색으로 치우치지 않고 그 안에서 해결점을 찾았다. 소리가 꽉 뭉쳐 무게감 있는 소리지만 신기하게도 이 안에서 답답함을 해결해 연주할수록 매력이 넘쳐난다. 당연히 재즈에 어울리며 스윙감 넘치는 연주로 다른 악기와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비밥과 같은 장르 또한 무겁게 쭉 뻗어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보사노바와 같은 장르 역시 무게감을 살짝 걷어내고 편안한 느낌을 전달한다. 심지어 팝이나 가요 혹은 전통 가요와 같은 장르에서도 OD의 매력은 여전히 빛날 만큼 멋진 음색을 가졌다. 그동안 리뷰를 작성하며 D&S에서 만드는 다양한 마우스피스를 연주해 보고 이번 OD 모델까지 테스트하며 느낀 점은 시간이 지나며 새로운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더 정교하고 높은 수준의 마우스피스로 한 단계씩 올라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D&S에서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다음에 만들어질 새로운 마우스피스는 얼마나 발전된 수준이 될지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 들게 된다. 최근에 새로 나온 OD 모델로 인해 D&S 마우스피스를 아끼는 팬들이 더 많아지리라 기대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 본 글은 마우스피스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월간색소폰)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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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D&S OD 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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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D&S OS 8호
- 놀이공원의 화려한 퍼레이드 사이로 영화에서 보던 팅커벨이 보인다. 어린아이에겐 TV에서 보던 요정 세상 속 상상의 팅커벨이 아닌 현실에서 팅커벨을 만난 기쁨에 마냥 즐거워한다. 이와 비슷하게 고가의 오리지널 빈티지 슬랜트 시그니처의 음색을 누구나 쉽게 접하기 어렵지만, D&S의 OS 모델은 손 내밀면 만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이제 마우스피스에 생명을 불어넣는 중요한 작업을 살펴본다. 먼저 리드와 만나는 테이블은 자세히 보면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세로줄의 흔적이 보이지만 손끝으로 느껴지는 촉감은 부드러우며 굴곡 없이 잘 마감되어 리드와의 밀착력이 우수해 만족스럽다. - 사진 ➎ 다음 테이블에서 이어진 사선의 가공 흔적은 사이드 레일까지 연결되고 두께는 아주 얇거나 두껍지 않은 평균이며 다시 연결된 팁 레일까지 좋은 대칭을 보여준다. - 사진 ➏ 베플(Baffle)은 당연한 얘기지만 오리지널 슬랜트 시그니쳐와 비슷한 롤 오버 베플로 팁 부분만 살짝 올라온 형상으로 깎여 있다. - 사진 ➐ 앙브슈어(Embouchure)에서 중요한 윗니가 닿는 비크 (Beak)의 각도 역시 전통적인 오토링크 하드러버와 흡사하여 이질감은 전혀 없고 모든 D&S사의 마우스피스처럼 BG사의 마우스피스 패치가 붙여있다. - 사진 ➑ 제조사에 따라 같은 호수라도 오프닝이 조금씩 달라 구매하고 난 뒤에 본인이 사용하던 오프닝과 달라 당황하는 일이 종종 있다. OS 모델은 정확한 8호 (0.110)의 오프닝이 체감되며 잘 만들어진 페이싱(Facing) 역할로 단시간의 연주에서 실제로는 타 마우스피스 7* 와 비슷하게 느껴질 만큼 호흡의 저항이 크지 않았다. 물론 장시간의 테스트 뒤에 느껴지는 피로감은 정확히 8호 오프닝의 마우스피스와 같았다. OS 모델은 6호부터 9호까지 제작되니 오토링크 마우스피스 기준으로 본인에게 맞는 호수를 선택하면 최소한 잘못된 오프닝 선택으로 인해 마우스피스 적응에 실패하는 일은 막을 수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첫소리를 내보니 노말톤(Normal-Tone)에서 오토링크 하드러버 마우스피스처럼 두툼하고 담백한 음색이 보인다. 이 음색은 마치 하이베플 마우스피스가 보여주는 차가운 메탈 같은 성향이 절대 갖지 못하는 로우베플 마우스피스만이 낼 수 있는 나무의 질감과 같은 포근한 음색으로 공간을 채워나간다. 거기에 볼륨을 줄이면 소리로 바뀌지 않은 바람 소리가 많아지며 매력적인 음색이 나온다. 얼핏 여기까지 얘기하면 직선적으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흩어지는 음색으로 오해할 수 있겠지만 음의 중심이 되는 코어의 밀도가 높아 마치 아나운서의 정확한 발음처럼 음이 또렷하게 전달된다. OS 마우스피스는 고음으로 갈수록 넓은 날개를 달고 하늘을 활강하듯 음 사이를 깔끔하고 편하게 움직인다. 로우베플 임에도 고음의 볼륨이 좋고 거기에 컨트롤도 쉬워 스타카토(Staccato)나 액센트(Accent)와 같은 여러 테크닉도 잘 구현되고 무엇보다 고음의 선명도가 높아 섬세한 표현에 유리하다. 고음 연주가 편안한 만큼 더 높은 ‘가 포지션’ 영역(Altissimo)의 접근성도 기대 이상으로 좋아 중, 저음이 아름다운 로우베플 마우스피스지만 연주를 하다 보면 높은 고음에서 머물게 되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또 테너 로우베플 마우스피스에서 사용하기 불편한 고음의 스플릿 사운드(Split : 앙브슈어의 압력을 이용하여 배음으로 음이 부딪치며 생기는 거친 소리)도 구현 가능해 강한 표현의 연주도 더 넓게 가능하다. 조금만 푸쉬(Push)하면 즉시 중음과 고음이 답답함을 벗어던지고 선명도가 높을 수 있는 이유는 중심이 두터운 코어와 음의 가장자리인 엣지(Edge)의 경계가 분명하기 때문이고 의외로 엣지의 파형이 살짝 거칠기 때문에 묘하게 두 가지 소리가 섞이며 OS 모델의 시원함과 선명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마치 우유와 커피가 섞여 고소한 우유에 커피의 향이 입혀져 판매하는 커피 우유만의 고유한 맛이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 저음으로 연주를 이어가면 중음에서 느껴지던 엣지의 파형이 저음에 묻히며 더 두툼하고 중량감 있는 무게로 변한다. 아주 어둡고 무거운 음색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가볍거나 카랑한 음색은 아니다. 무거움과 가벼움의 조화가 마치 정의의 여신이 들고 있는 저울처럼 양쪽의 균형이 적절하게 나누어진 모습이다. 제일 아래의 B ♭음부터 B음을 지나 C음을 한음씩 꾹꾹 눌러 연주하면 묵직한 소리로 대답하고 볼륨을 많이 줄여 작은 소리로 연주하면 금세 무게를 덜어내고 사뿐한 소리로 대답한다. 저음 부분의 조종성이 최고로 편안한 마우스피스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상위 순위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니 걱정은 안 해도 괜찮다. 다음으로 아주 강하게 연주할 때 중음과 마찬가지로 저음에서 자칫 음색이 깨지거나 갈라지며 거칠게 표현되는 마우스피스도 있지만 OS 마우스피스는 깨지는 소리가 아닌 안정적으로 뒤에서 힘차게 눌러주는 꽉 찬 느낌이다. OS 모델의 서브톤(Sub-Tone)은 노멀톤에서 살짝 변화시키는 정도부터 공기 소리의 비율이 월등히 많은 깊은 서브톤까지 넓은 범위의 사용이 가능하다. 음색은 만들기에 따라 가볍거나 포근하게 변하지만 대신 누군가 얘기하는 입만 대면 서브톤이 술술 나오는 정도로 서브톤에 특별히 중점이 맞춰있는 마우스피스는 아니고 평균 정도의 조종성을 보여주었다. OS 마우스피스에는 리가처와 마우스피스 캡이 함께 판매된다. 리가처도 헤리슨이라는 빈티지 리가처를 복각한 것으로 리드에 닿는 부분이 알파벳 H와 비슷해서 H형 리가처라 부른다. OS 마우스피스의 몸통 크기가 특별히 크거나 작지 않기에 테너 오토링크 하드러버에 맞는 다른 리가처를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동봉된 리가처가 마우스피스와 잘 맞아 리드 밀착력을 높여주고 나사 조임도 저가의 리가처와 다르게나쁘지 않아 사용하기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리지널 헤리슨 리가처와 비슷하게 마우스피스의 울림을 방해하지 않고 음의 색감을 더 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꽤 만족스러웠다. - 사진 ➒ 그러나 과거에 헤리슨 리가처를 사용했던 유저로써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나사를 조금 타이트하게 조이는 습관을 지닌 연주자에게 오리지널 리가처는 리드 닿는 H 모양의 한쪽 부분에 자주 끊어짐이 생기는데 이 복각 리가처도 똑같이 끊어짐이 있을지에 대한 부분을 짧은 시간 사용으로 인해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그리고 연주와 크게 상관은 없으나 리가처와 함께 동봉된 마우스피스 캡도 필자가 예전에 오래 사용하며 만족감이 높던 S 사의 메탈 캡과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졌다. 오래전부터 원가 절감을 위해 메탈 캡을 없애고 플라스틱 캡으로 바뀌는 시점에서 이렇게 잘 만들어진 캡을 다시 보니 반갑기까지 하다. - 사진 ➓ 필자가 현재 오리지널 슬랜트 시그니쳐를 보유하고 있지 못해 OS 모델과 직접 비교 테스트를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OS 모델을 테스트하고 느낀 것을 글로 적다 보니 많은 내용이 예전에 연주했던 슬랜트 시그니처의 성향과 겹쳤다는 것이다.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며 오리지널 슬랜트 시그니처를 가질 수 있는 것이 누군가에겐 부러울 수 있고 반대로 비슷한 성향의 잘 만들어진 마우스피스를 오리지널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 선택은 온전히 여러분의 몫으로 남기며 풍부하고 시원한 음색의 테너 색소폰 사운드를 만들어준 D&S에 박수를 보내고 앞으로 또 새로운 마우스피스를 출시해 연주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만들어 주길 기대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 본 글은 마우스피스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월간색소폰)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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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D&S OS 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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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Peter Ponzol EBO 65
- 성공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는 주연 배우들은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지만 조연 배우들은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개성 만점의 조연들이 주인공 역할을 하기도 하고 주연보다 리스크가 적어 은은하게 입지를 높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피터 폰졸(Peter Ponzol) 마우스피스는 늘 다른 브랜드에 밀려 연주자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입지를 다지며 주인공이 되는 날을 기다려왔고 서서히 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사이드 레일(Side rail)은 요즘 만들어지는 마우스피스에 비해 두꺼운 편이지만 좌우 대칭의 균형이 좋고 깎여 있는 면도 매끄럽게 마무리되어 있으며 팁 레일(Tip rail)의 연결 부분도 깔끔하게 처리되어있고 팁 레일에는 손으로 마무리한 흔적이 살짝 남아있다. - 사진 ➑ 베플은 과거 빈티지의 베플과 흡사한 모양으로 팁 부분에서 급격히 떨어지는 롤 오버(Rolled over) 베플로 만들어져있다. - 사진 ➒ 전체적인 모양은 일반적인 소프라노 색소폰 마우스피스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케이스처럼 깔끔한 폰트와 흰색으로 필요한 정보를 잘 표기하여 심플하며 깨끗한 이미지다. 이 마우스피스의 이름인 에보(EBO)는 에보나이트(Ebonite : 하드러버 이후 사용된 경질고무)의 앞 알파벳을 따서 만든 것으로 이전에 소개한 모건 소프라노 빈티지(Morgan Soprano Vintage) 모델과 비교해 보면 마우스피스의 외형이 거의 동일한 모양과 크기, 길이까지 같은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같은 금형에서 만들어 나온 것으로 보이며 일정 수량을 받아 베플(Baffle)과 페이싱(Facing)을 서로 다르게 만들어 각자의 이름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이런 일은 제작비 절감에 도움을 주어 판매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결과로 이어져 마우스피스 제작에 흔한 일이다. 글을 쓰는 현재, 피터 폰졸의 사이트에는 EBO 모델이 완판되고 판매 중단인 것을 보면 금형에서 나오는 1차본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거나 여러 이유로 더는 1차 본을 안받는 것으로 보인다. - 사진 ➓ 또 피터 폰졸은 마우스피스를 제작할 때 재료가 인체에 해롭지 않은 것을 중요시해 재료별로 이름을 만든다. 마우스피스는 직접 입으로 접촉되기에 과거에 황이 많이 섞인 하드러버나 악기와 메탈 마우스피스의 마무리로 사용되던 니켈(Nickel) 도금이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피터 폰졸의 또 다른 마우스피스는 델린(Delrin : FDA가 식품 등급으로 승인한 첨단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도 있으며 기회가 된다면 추후 이 모델도 소개할 예정이다. 오프닝이 필자에게 딱 맞지 않기에 다양한 호수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전체적으로 다루기 쉬운 EBO 65는 어떤 리드에도 막힘없이 소리를 만들어 주었다. 마우스피스 컨트롤이 편하다는 것은 선택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아무리 뛰어난 성능의 스포츠카라도 다루기 어려우면 운전자가 금방 피로해져 제 성능을 다 낼 수 없으나 반면 운전하기 쉬운 자동차는 운전자를 편하게 만들어 제 성능 이상을 만들어 주는 것과 비슷하다. 테스트에서 나타난 음색은 옥타브 키를 누르지 않은 음역에서 살짝 탁한 소리로 인해 포근한 성향을 만들어 주고 옥타브 키를 누른 위에 음역에서는 탁한 음색이 사라져 깨끗하고 매끄러운 음색이 강해진다. 마치 옥타브 아래는 순면 내의가 피부에 닿는 촉감처럼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고 옥타브 위는 실크로 만든 잠옷을 입는 것과 같이 매끄럽고 부드러운 감촉을 주는 것과 비슷하다. 중·고음역에서 볼륨을 줄이면 입에서 녹는 마카롱처럼 스윗(Sweet)한 음색이 기분 좋게 만들고 조금 푸쉬(Push)하면 직진 성향이 높아지며 동시에 각 음이 선명해진다. 그러나 직진성이 조금 커질 뿐 날카롭거나 얇은 음색은 아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더 강하게 호흡을 밀어 넣으면 큰 소리로 변환되며 내 호흡을 편하게 다 받아준다. 전체적인 큰 볼륨과 강한 어택감은 다른 마우스피스에 비해 부족함도 없지만 더 강하거나 크지 않다. 고음으로 가면 대부분 나타나는 약간의 볼륨 저하 현상이 있으나 크게 문제가 될 만큼은 아니고 더 선명해지는 선율로 인해 크게 들리는 것 같은 기분이다. 고음에서 짧게 소리 내는 스타카토(Staccato)나 중저음에서 갑자기 높은 고음으로 도약을 시도하려면 조금 신경 써야 하는 정도의 보통 수준에 컨트롤을 보여준다. 저음에서 조금 무리하게 큰 볼륨을 내거나 강한 악센트(Accent)를 시도해도 잘 따라와 주어 마우스피스에 대한 믿음이 커져 연주하는 동안 침착함을 유지하게 된다. 서브톤(Sub-Tone) 테크닉을 사용할 때 전체적인 컨트롤은 편안한 편에 속한다. 소프라노 색소폰 치고 극한의 서브톤 사용도 가능하며 노멀톤(Normal tone)과 서브톤의 변화도 매끄럽게 이루어진다. 단, 일반적으로 편하게 사용하는 서브톤 범주에서의 음색은 노멀톤과 비교 시 확연히 다른 서브톤의 음색이라기보다 조금 부드러워진 노멀톤의 느낌에 더 가깝다. 피터 폰졸의 또 하나의 특징은 대부분의 마우스피스에 다양한 오프닝이 아닌 단일 오프닝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음색은 베플에서만 만들어져 오프닝은 상관없이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이건 단순히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를 고를 때 스몰 사이즈와 그란데 사이즈를 선택해도 양만 다를 뿐 커피의 맛이 같은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비엔나커피처럼 아메리카노에 휘핑크림을 얹어 양과 맛이 달라지는 결과와 비슷하다. 그래도 다양한 연주자의 입에 맞춰 호수를 제작하면 아무래도 판매량에 도움이 되기에 대부분의 마우스피스 제작자들은 하나의 모델을 만들 때 적은 호수부터 큰 호수까지 만들어 판매한다. 그런데도 피터 폰졸은 대부분 모델별 하나 혹은 두개의 오프닝으로만 만들고 있는 것을 보면 폰졸의 음색에 대한 고집을 엿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소프라노는 .065, 알토는 .075와 .085, 테너는 .105와 .110으로 만든다. 이제 오늘의 주인공 EBO 65 단일 오프닝에 대한 얘기를 하려 한다. 일단 음색을 배제하고 나에게 맞는 오프닝을 고른다면 그동안 사용하던 리드의 호수를 변경할 이유가 없으니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동안 사용하던 마우스피스의 오프닝인 .065 보다 많이 크거나 작으면 거기에 맞춰 리드의 호수를 바꿔야 하는데 앞서 이야기한 음색에서 약간의 변화가 생긴다. 먼저 비교적 얇은 리드를 사용하면 저항감은 거의 없어지며 시원한 음색 성향이 나타나고 3호 이상의 두꺼운 리드를 사용하면 저항감은 조금 증가하고 따뜻한 하드러버의 성향이 늘어나지만 타 마우스피스에 비하면 적은 저항감이라는 것을 참고하길 바란다. 아무래도 EBO 65는 비교적 저렴한 재료 덕분인지 수입되어 우리 손에 들어오는 구매 비용이 낮은 편에 들어간다. 그래도 이 가격 안에 괜찮은 품질의 로브너 스타 시리즈 리가처(Rovner Star Series ligature)와 캡이 포함되어 있다. - 사진⓫ 로브너 리가처는 합리적인 가격과 괜찮은 성능으로 이미 많이 사랑받고 있으며 EBO 65와 잘 맞는 사이즈로 밀착력이 좋고 음색은 좀 더 오픈 성향으로 느껴진다. 마치 화장품을 살 때 받은 샘플 사은품의 품질이 좋아 구매한 본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처럼 굳이 다른 리가처를 새로 구매할 이유를 못 느낄 정도로 만족감이 높아 함께 폰졸에 대한 좋은 느낌이 증가하는 기분이다. EBO 65는 오프닝이 크지 않아 조금 작은 호수의 리드를 사용하면 컨트롤도 편하고 선명한 음색에 색소폰을 처음 시작하는 초심자도 무리 없이 사용 가능하다. 그리고 리드의 선택에 따라 진한 향기를 품은 따뜻한 소리와 함께 답답하지 않은 적당한 균형을 가지고 있어 프로 뮤지션에게도 높은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좋은 마우스피스다. 거기에 나날이 높아져 가는 마우스피스 가격 속에 핸드 피니시(Hand Finished)임에도 매력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점도 훌륭하다. 오랜 시간 마우스피스 시장에서 꾸준히 이름을 알려 나가고 있는 피터 폰졸이 소프라노 EBO 65를 통해 더 많은 연주인의 마음속에 주인공이 되는 날이 가까워짐이 느껴진다. (월간색소폰)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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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Peter Ponzol EBO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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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D&S Model SS 7호
- 10년 전 유럽 태생의 빨간 스포츠카 신모델이 출시되었을 때, 빠른 성능과 아름다운 디자인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지금은 그 회사에서 이전 기술에 신기술이 더해진 전기스포츠카를 내놓으며 이미 오래된 스포츠카를 성능으로는 충분히 앞섰다. 누군가는 아직도 오래된 내연기관 스포츠카의 감성을 좋아하고 어떤 이는 올드카를 능가하는 전기차를 좋아한다. D&S 사에서 만든 소프라노 마우스피스인 모델 SS (Model SS)는 셀마 (Selmer)가 과거에 만든 마우스피스 감성에 밀릴지 아니면 새로운 팬층이 양산될지 몹시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이전 2020년 3월호에서 (Vol45) 이미 D&S 메탈 마우스피스 모델 중 알토 Model A, B와 테너 MB2를 소개한 적 있다. 각각의 모델별로 만든 지향점이 명확했고 연주하기 까다롭지 않은 마우스피스였다. D&S 마우스피스에 대해 다시 설명하자면 색소폰 테크니션(리페어)으로 유명한 조동희 씨가 오랜 경험과 수많은 데이터를 갖고 만든 핸드메이드 마우스피스다. D&S에서는 메탈과 하드러버 재질로 다양한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에 소프라노 마우스피스인 Model SS를 살펴보려 한다. 셀마(Selmer)에서 만든 소프라노 숏 생크 솔로이스트(Short Shank Soloist)의 인기는 마우스피스 세계에서 거의 BTS 급이다. 이런 이유로 오래된 빈티지(Vintage) 마우스피스 중 상태가 좋은 것은 몸값이 나날이 높아질 만큼 찾는 이가 많다. 그러나 그 수량에는 한계가 있어 이런 니즈(Needs)를 반영하기 위해 여러 마우스피스 제조사에서 셀마의 숏 생크 솔로이스트 마우스피스를 참고하여 만들거나 아예 똑같이 만드는 복각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Model SS는 마우스피스의 크기와 전체적인 디자인이 셀마의 숏 생크와 거의 같고 이름의 SS가 숏 생크의 첫 영문으로 만든 것을 보면 누구나 복각한 마우스피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사진 ➊ 먼저 바디의 위쪽으로 D&S의 로고가 있고 그 아래 조동희씨의 이름인 Donghee &Saxophone이 새겨있다. - 사진 ➋ 바디에서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를 지나 오리지널 셀마의 문양이 새겨있는 생크에는 문양 대신 Hand Finished 영문을 새겨놓아 디자인적인 심심함을 없애고 수제작 마우스피스라는 정보도 잘 보여준다. - 사진 ➌ 리드가 닿는 마우스피스 테이블(Table)에는 고르게 만들기 위해 작업한 미세한 흔적이 보이고 – 사진 ➍ 그 위로 균형미가 좋은 사이드 레일이 연결되어 있으며 사이드 레일을 지나 팁 레일을 자세히 보면 수작업의 흔적이 마치 자랑스러운 군대 계급장처럼 남아있다. - 사진 ➎ 마우스피스 안쪽의 베플에도 세로로 다듬은 흔적이 보이고 아주 높지 않은 롤 오버 베플로 체임버까지 낮게 연결된다. - 사진 ➏ 윗니가 닿는 비크(Beak)는 오리지널 숏 생크에 비해 미세하게 낮게 세팅되어 있고 그 결과로 조금 더 선명한 음색을 얻었다. - 사진 ➐ 마우스피스를 받고 시연을 했을 때 “맞아 이런 소리였어”라는 생각과 동시에 오래전 필자가 셀마의 숏 생크 마우스피스를 사용하고 있던 당시의 음색과 추억이 떠올랐다. 편안한 호흡에서 만들어지는 담백하며 밀도가 높은 음색은 다른 마우스피스에서 만들어낼 수 없는 숏 생크만의 특징이었고 이 음색에 한 번 빠지면 깊은 늪처럼 이 마우스피스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웠다. 그런데 신기하게 그 음색이 모델 SS에서 나오는 것이다. 음색이 아주 무거우면 답답함이 생기거나 반대로 너무 가벼울 땐 얇게 느껴지는데, 모델 SS는 적당한 균형과 그 안에 밀도 높은 음색이 있어 안정감이 생긴다. 다음으로 호흡을 늘려 볼륨을 키우면 음색은 조금 밝아지고 소리가 약간 퍼지는 현상이 생긴다. 중·저음에서 극단적으로 볼륨을 높이면 음색이 갈라지거나 깨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모델 SS는 그 한계점이 조금 더 길어 안정적으로 볼륨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마치 멀리 날아가는 미사일이 전시 상황에서 더 유리한 것과 같다고나 할까. 고음의 음색은 밝은 편이지만 가볍거나 거친 음색은 아니며 중·저음에서의 밀도가 고음에서도 어느 정도 유지되어 음이 퍼지지 않고 모여 음의 선명도가 높다. 선명도가 높다는 것은 어느 장르의 곡을 연주하더라도 전달력이 강해져 화려한 표현 능력이 좋아진다고 말할 수 있다. 마치 Full HD 티비로 영화를 볼 때보다 픽셀수가 4배 더 많은 4K 티비로 똑같은 영화를 보면 사실감이 확 높아지는 것과 비슷하다. 음색에서 선명도가 높은 것과 달리 팜 키(Palm Key)를 사용하는 고음의 접근성과 컨트롤 능력은 보통 수준이다. 아무래도 알토나 테너 색소폰 보다 고음의 접근이 까다로운 소프라노 색소폰에겐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이는 최근 만들어지는 고음 접근이 엄청 편한 몇몇 다른 마우스피스와 비교해 보통 수준이라는 것이지 고음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불편하다는 말은 아님을 밝힌다. 모델 SS를 연주하다 보면 음정 변화의 폭이 크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것은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먼저 장점이란 밴딩(Bending)과 같은 테크닉으로 음정을 크게 변화시켜 그 안에서 극적인(Dramatic) 효과를 얻고 동시에 섬세한 표현 능력도 폭넓게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확한 음정에 대해 훈련이 부족한 학생이라면 어떤 곡을 연주하던 상상하기 싫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물론 이 상황은 마우스피스 오프닝을 조금 낮추고 리드의 호수를 높인다면 빠르게 해결되지만 큰 오프닝에 얇은 리드 조합을 선호하는 학생이라면 꾸준한 음정 연습도 함께 하길 권한다. 알토나 테너 색소폰 역시 음정이 중요한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관의 길이가 짧은 고음 악기에게 음정은 더 예민할 수밖에 없고 정확한 음정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첫 번째 항목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음정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큰 배에 선장 없이 운행하여 금방 표류하거나 좌초되어 가라앉을 수 있는 확률만큼이나 위험한 것이다. 서브톤(Sub-Tone) 테크닉을 얘기하면 유독 테너 색소폰을 연주하는 학생들이 더 열심히 연습하고 많이 사용하는 것처럼 알고 있으나 실제로 소프라노, 알토, 테너 모든 색소폰 연주에서 연주자에 따라 서브톤 테크닉을 적절하게 사용한다. 그렇기에 소프라노 마우스피스 역시 서브톤의 접근 혹은 변화되는 음색이 어떤지도 중요한 요소이다. 먼저 모델 SS는 중음만큼 저음에서도 서브톤에 대한 쉬운 접근성을 가졌기에 서브톤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일단 서브톤으로 변한 음색은 많이 퍼지지 않아 각각 음이 예상외로 또렷하다. 대신 또렷한 만큼 서브톤임에도 불구하고 포근하거나 따스한 이미지보다는 담백에 가까운듯한 인상을 보인다. 예전에 숏 생크를 소유하고 있었을 때의 기억이 좋았던 것일까? 예쁜 셀마 마우스피스 소리에 볼륨 좋고 답답함이 없어 여러 장르의 음악에 별 거부감 없이 사용했던 기억만 남아있다. 그렇기에 D&S에서 다른 모델을 제치고 숏 생크 마우스피스를 복각하기로 결정했으리라 본다. 모델 SS를 테스트 시연하는 동안 성향은 다르지만, 셀마가 이후에 만든 슈퍼세션 마우스피스도 볼륨 크고 답답함 없이 시원한 음색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떠올라 이 둘을 비교해 보았다. 먼저 중·저음에서 모델 SS가 슈퍼세션 마우스피스보다 확실히 더 꽉 차고 밀도 높은 단단한 소리로 들려온다. 슈퍼세션이 밝은 음색을 가진 것은 알고 있었지만, 모델 SS와 직접 비교를 해보면 상대적으로 더 밝게 들린다. 마른 체형의 사람이 함께 서 있을 때보다 옆에 조금 뚱뚱한 사람이 서 있을 때 더 말라 보이는 효과처럼 말이다. 그리고 슈퍼세션은 고음에서 답답함 없이 쭉 뻗는 것이 장점 중의 하나인데 고음에서 뻗어나가는 시원함은 모델 SS도 좋다. 우리가 마우스피스를 새로 구매할 때는 자신이 사용하던 마우스피스의 호수를 참고하여 주문한다. 그러나 제조사 별로 약간씩 다른 팁 오프닝 기준으로 인해 자신에게 맞지 않는 호수의 마우스피스를 받는 난감한 일들이 가끔 있다. 국내나 해외 구매를 막론하고 교환이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고 해외 구매의 경우는 만일 교환을 해준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남아있다. 그래서 많은 분이 자신에게 딱 맞지 않는 호수의 마우스피스가 걸리면 진정한 본연의 음색도 느껴보지 못한 채로 중고 시장으로 보내는 일이 많다. 그러나 D&S의 모델 SS는 이런 걱정이 없다. 먼저 5호부터 8호까지 다양한 오프닝을 판매하고 있으니 본인에게 맞는 호수를 선택해서 구매하면 되고 혹시나 구매 이후 오프닝에 변화가 꼭 필요하다면 제작자인 조동희 씨와 상담 뒤에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외의 경우 낡은 클래식 자동차를 다시 페인트칠하고 부품을 바꿔 겉모습을 새 차 수준으로 깨끗하게 복원하고 안에 오래된 엔진을 더 강한 다른 모델의 엔진으로 바꾸어 감성은 예전 그대로 이어가며 부족한 성능 부분을 티 안 나게 바꾼 자동차가 많다. 모델 SS도 클래식 자동차 복원처럼 셀머 숏 생크 솔로이스트를 복각하여 오리지널과 비슷한 음색을 만들고 복각의 큰 틀 안에 D&S의 음색을 살짝 섞어 넣었다. 어느덧 D&S 마우스피스는 우리나라에서 제작하는 마우스피스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고 거기에 알토나 테너 색소폰보다 선택권이 넓지 않은 소프라노 마우스피스 시장에 또 하나의 좋은 선택지가 추가된 것만으로도 두 팔 벌려 크게 환영한다. * 본 글은 마우스피스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월간색소폰)구민상 색소포니스트= sax0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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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Inside] 구민상의 마우스피스 맛보기 - D&S Model SS 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