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9-26(목)
 

 

모여진(34) 색소포니스트는 클래식 색소폰을 전공했고, 대학교를 다니면서 실용음악도 익혀 졸업하는 해 색소폰 학원을 창업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색소폰학원을 운영한지 10년 됐다.

 

부천에 거주하다보니 부천시 행사에 많이 참여했다. 재능기부로 초청연주 및 유튜브 활동과 영창악기 아티스트로 악기 홍보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로 연주활동보다 학원 운영에 신경 쓰고 있다.

 

부모님의 지원

 

“제가 5살 무렵 어머니가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셨어요. 저는 어린 나이에 자연스럽게 악보와 음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피아노 연습과 악보 공부는 너무 지루했어요. 그런 저를 옆에서 참고 기다리며 지도해주신 어머니 덕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년 시절은 어머니 덕에 음악을 접하고 익혔다면, 색소폰 전공을 시작하고 아버지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셨어요. 입시시절, 엄마보다 더한 아빠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다그치지 않고 아낌없이 지지하고 응원해주시며 기다려주셨어요. 연주회나 입시를 볼 때 부모님 덕분에 힘들지 않게 그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어요. 입시 날, 고사장에 가서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시고, 손가락이 얼면 연주하기 힘든 것을 고려해서 차안에 히터도 빵빵하게 켜주시고, 핫팩도 손에 쥐어주고, 악기도 들어주셨어요. 제가 힘들지 않게 많은걸 도와주셔서 지금의 제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색소폰이 악기가 아닌, 음악으로 남아 있으며 색소폰 연주자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 제일 컸습니다.”

 

 

색소폰은 내 운명

 

모여진 색소포니스트는 고등학교 입학해서 관악부 동아리를 친구와 함께 활동했다.

 

“음악선생님께서 제 운명을 점 찍어주신 것처럼 ‘너의 입술은 색소폰과 어울리는 입술이야’라고 말씀하셨고, 색소폰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색소폰 시작은 취미였지만, 대학에서 클래식 색소폰을 전공했습니다. 졸업할 무렵 실용음악이 아닌 클래식 전공자로 진로가 막막했습니다. 공연 연주자로 활동할지, 학원을 운영할지 많은 고민을 하며 준비했습니다. 지인 소개로 루카스 선생님께 개인지도를 받으면서 실용음악을 익혔습니다. 클래식과 실용음악은 전혀 다른 분야로 악기 조합과 표현방법, 제스처 등을 새로 익혔습니다. 애드립 연주법과 패턴, 악기 조합 등 다양한 것을 책과 인터넷을 통해 익혔습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학원에서 레슨선생님의 경험을 쌓아서 24살에 졸업하면서 색소폰 학원을 창업했습니다. 창업은 처음이라 경험은 없었지만 내꺼라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2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색소폰 학원을 운영하니 대부분의 회원들은 제가 원장이 아닌 지도 선생님이라고 생각하셨어요. 일부 회원들은 20대라 트로트와 60년대 가요의 느낌을 알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기도 하셨어요. 혼자 학원을 운영했던지라 학원 운영시간에서 오롯이 시간을 보내는 것과 운영하면서 이런저런 어려운 문제도 혼자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회원

 

색소폰 학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회원마다 다르다. 회원 간의 소통이나 인테리어 등 분위기를 우선하기도 한다. 모여진 색소포니스트가 운영하는 학원은 커뮤니티보다 지도 위주로 운영하고 있어서 동네에서 재미없는 학원이라고 소문났다고 했다.

 

“제가 운영하는 색소폰 학원은 처음 색소폰을 배우는 분들이 많이 찾아오세요. 제가 클래식 색소폰 전공자라 악보에 대한 지식과 기초를 배우려고 방문하세요. 회원의 연령은 60대 이상입니다.”

 

모여진 색소포니스트는 10년 이상 경기도 부천에서 색소폰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부천에는 많은 색소폰 학원이 있다. 그녀만의 운영 노하우에 대해 물었다. “저는 고령의 회원들을 위해 같은 내용을 며칠 반복하고 지도해서 익힐 수 있게 합니다. 같은 내용을 물어봐도 계속 알려줍니다. 제가 지도하는 것을 영상이나 음성으로 녹음할 수 있게 합니다. 지도하는 내용을 녹음해가면 반복해서 묻지 않고, 회원님도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는 부모님과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선생님과 제자의 입장에서 딱딱하게 지도하는 대신 장난도 치면서 즐겁게 합니다. 그래서 회원들도 성별에 상관없이 딸이나 손녀처럼 잘 챙겨주시고, 대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지도법

 

“저는 기초에 중점을 둬서 지도합니다. 애드립과 기술은 자신도 모르게 노래 부르듯이 연주하게 됩니다. 기본 톤과 리듬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기본을 익혀서 편하게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자신만의 연주법을 익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체로 같은 동호회에 소속된 분들은 악기와 조합이 같습니다. 한 분이 좋다고 하면, 같은 악기와 조합으로 구매합니다. 하지만 체구와 호흡양 등 개인별로 다르죠. 같은 동호회에서 같은 악기와 조합으로 연주해도 소리가 나지 않아서 고민하는 분들이 계세요. 자신에게 맞는 리드나 마우스피스의 종류만 바꿔도 연주가 쉬워집니다. 처음 지도할 때 악기 조합을 먼저 봐드리고 있습니다. 기존 조합에서 연주하기 편한 조합으로 변경해드리며, 회원들과 신뢰를 쌓기도 합니다.

 

저는 기본에 충실하게 지도하지만, 회원이 원하는 곡이 있다면, 지도해줍니다. 회원이 원하는 곡을 연주하다보면 스스로 기본이 필요한 것을 느끼게 되는데, 그때까지 기다려줍니다.”

 

모여진 색소포니스트는 가장 힘든 시기가 코로나를 겪고 있는 지금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학원에서 월 1~2회의 정기연주회도 하며 웃음 가득했던 시절이 그립다고 했다.

 

 

화려함보다 소리에 집중

 

모여진 색소포니스트는 26살에 회원의 권유로 유튜뷰를 시작했다. 경기도 인천에 위치한 〈색소폰코리아〉 악기사에서 연주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조회 수가 꽤 높았다. 그것을 계기로 개인채널은 운영하게 됐다. 색소폰 소리에 자신 있는 연주자는 라이브에서 다양한 음향장비를 신경 쓰지 않는다. 라이브가 아닌 연주 영상을 촬영할 때는 다양한 음향장비를 구비하고 올려야 듣기 좋다.

 

“제 영상을 보고 쉽게 따라할 수 있게 업로드 했는데, 들어주신 분들의 댓글을 보면, 화려한 기교나 테크닉이 많지 않은 연주인데 계속 찾아서 듣게 되는 색소폰 연주라고 말씀해주세요.”

 

색소폰의 최고 매력, 음색

 

모여진 씨는 색소폰의 매력은 나의 목소리를 대신 표현할 수 있는 음색이라고 말했다. “자신만의 목소리가 있듯 악기의 음색도 표현하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감정표현에 중점을 두고 연주합니다. 무표정보다 표정이 있으면 연주가 훨씬 듣기 좋습니다. 고음에서 인상을 찌푸리는데, 그게 감정이입이 됐다는 증거입니다. 눈썹이 올라가기도 하고, 팔도 움직이는 등 감정이 표현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어디에서 어떻게 감정을 표현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희 연습실에는 거울이 있습니다.

 

연주에서 감정표현은 연주자의 곡 해석입니다. 연주하는 곡을 들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연주자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게 연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가사를 많이 듣고, 읽습니다. 원곡자의 영상을 보면서 어디에서 숨을 쉬고, 떨리면서 연주하는지 수차례 돌려보며 분석합니다. 볼륨조절을 하면서 비브라토를 어떻게 하는지도 살펴봅니다. 평소에 볼륨과 비브라토 기본 연습을 꾸준히 합니다. 저는 화려한 연주보다 호흡이나 기본기로 소리에 집중해서 연주하고자 늘 노력합니다.

 

저는 T-Square(티스퀘어) 색소폰 연주자를 좋아합니다. 화려하면서 단단한 음색, 다이나믹한 연주스킬 등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매력적인 색소폰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속이 뻥하고 뚫리는 기분이 듭니다. 저는 T-Square의 연주를 자주 듣고, 흉내 내기도 합니다. 황홀해지는 연주로 저에게 많은 느낌을 줍니다.”

 

클래식 재즈

 

모여진 색소포니스트는 전형적인 클래식에 재즈를 섞어 연주하는 클래식 재즈를 지향한다고 했다. “클래식에 재즈를 섞어서 연주하면 같은 곡이지만 분위기가 달라져 전혀 다른 곡으로 연주돼 새로운 장르가 됩니다. 클래식과 재즈의 경계가 허물어져서 어우러지는 연주를 추구합니다. 클래식은 고전음악 즉, 깔끔하고 단정한 음악이라면, 재즈는 자유분방한 연주입니다. 저는 클래식에 재즈를 조금 가미해서 연주합니다.”

 

 

산속에서 연주

 

모여진 씨는 색소폰 여행 장소로 어느 산이든 좋으니 색소폰을 불어보라고 추천했다.

 

“고등학교 3학년에 평일에 산속 콘도에서 1주일 입시합숙훈련을 받았어요. 산에서 색소폰을 처음 연주했습니다. 실내에서 연주하면 벽에 부딪치며 에코가 생기는데, 산에서 연주했더니 소리를 다 흡수했어요. 산에서 연주하면서 실내에서 연주하듯 울리게 하려고 호흡과 소리에 집중하면서 평소보다 관전에서 소리를 내기위해 힘들게 불었습니다. 그렇게 3시간 정도 연습 후 저녁에 실내 공연장에서 연주했는데, 소리가 달랐어요. 실내에서 내는 소리와 전혀 다른 소리가 나와서 소리를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 소리뿐 아니라 불안정한 호흡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모여진 색소포니스트는 등산객이 많지 않고 나무가 많은 산이 좋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

 

“저는 색소폰과 끊을 수 없는 인연입니다. 학원을 운영하면서도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도움주시는 감사한 분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에게 힘이 되는 회원님들과 앞으로도 지금처럼 학원에 집중하며, 제 연주를 좋아하는 분들과 만날 수 있는 유튜브 활동을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월간색소폰)박현주 기자= msp@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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